인터넷 고액경품 "찬반 팽팽"

 인터넷업체들의 고액경품 행사가 줄을 잇고 있다. 인터넷업체로 코스닥 등록후 폭발적인 주가상승을 누리고 있는 골드뱅크는 최고 1억원의 현금 경품을 내걸었다. 마우스 클릭 한번으로 일확천금을 얻을 수 있다는 전면광고도 내걸었다. 인터넷경매도 총 10억원의 만만치 않은 경품을 내걸었다. 가입자 1만명을 대상으로 10만원의 현금을 준다는 파격적인 조건. 이밖에 국내 포털사이트인 네티앙, 디지틀조선 등이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에 이르는 돈장사(?)를 하고 있다. 업계는 이러한 현금 경품행사에 대해 찬성과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찬: 현재 인터넷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조처라고 주장하는 그룹이다. 인터넷이 성장의 붐을 타고 있는 만큼 열기를 식혀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인터넷은 일반인들의 관심과 호응이 있어야 되는 사업인 만큼 가입자 유치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따라서 가입자 유치는 사행심 조장 이전에 업체들의 「생사문제」라는 관점이다. 특히 해외 거대 포털사이트들의 국내 입성이 속속 이루어지고 있는 상태에서 자본이 열악한 국내 인터넷업체들로서는 무엇보다 고객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거대 자본을 무기로 국내 인터넷시장을 싹쓸이 할 경우 업체는 물론 국내 인터넷 산업기반마저 흔들릴 수 있다는 주장이다.

 D사의 한 임원은 『현재 인터넷업체들이 우려하고 있는 것은 이제 막 형성되기 시작한 인터넷시장이 외국자본에 의해 잠식당하는 것』이라며 『시장을 지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선점을 통한 가입자유치와 이후 안정된 서비스로 확실한 고객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일부에서는 과열현상을 우려하고 있으나 우선 인터넷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을 집중시켜 놓고 파이를 나누는 방식도 현재로선 한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반: 인터넷 이용자가 급증하고 있는 상태에서 시장을 혼탁하게 할 우려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가입자만을 앞세워 유명사이트인 것처럼 홍보하는 것은 큰 오류를 낳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인터넷 사이트의 경우 PC통신과 달리 무료로 가입할 수 있기 때문에 언제나 이탈이 가능하다는 점도 우려할 만한 대목이다.

 또 무료이기 때문에 경품만을 좇는 「철새 가입자」도 있고 이중·삼중으로 가입하는 「중복 가입자」들도 있기 때문에 정확한 가입자수를 헤아리기가 어렵다는 것이 이들의 견해다.

 L사의 한 임원은 『가입자가 최대의 영업수단이 되는 만큼 업계 스스로 자정할 필요가 있다』며 『인터넷을 돈으로만 보는 시각은 「물질만능」의 문화를 만들 수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또 『인터넷업체들 대부분이 적자를 기록하는 등 경영이 어렵고 영세한 업체들임에도 불구하고 그 많은 돈을 어떻게 마련했는지 모르겠다』며 『고액 현금 경품을 내건 업체 또한 영업실익보다 주가상승을 통한 차액을 노리는 성향이 강한 것 아니냐』고 비난했다.

<김경묵기자 kmkim@etnews.co.kr

이경우기자 kw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