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리포트> 삼성의 CDMA 기술력, 전세계가 "주목"

 국내 정보통신업계의 숙원은 단말기가 아닌 운용시스템을 포함한 코드분할다중접속(CDMA)시스템 수출이다. 고부가산업일 뿐만 아니라 진정한 기술력을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지난해말 호주 허치슨사에 총규모 2억1000만달러의 CDMA시스템 공급권을 따낸 것은 물량도 최대이지만 첫 시스템 수출이라는 점에서 화제를 모았다. 본지 정복남 정보통신산업부장이 국산 CDMA수출 현장인 호주를 찾았다.

<편집자>

 2000년 시드니 올림픽 공식 무선장비파트너로 선정된 삼성전자가 최근에는 시드니와 멜버른 일대에서 CDMA 이동전화사업에 나서는 호주 허치슨사와 사상 최대의 턴키방식 수출계약을 체결, 기지국 건설하랴 장비 테스트하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올림픽은 전세계인이 주목하는 이벤트. 이를 통해 세계적 브랜드로 성장한 예만 꼽아도 부지기수다. 기업들로서는 그만큼 기술력과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 절호의 기회가 된다. 삼성전자는 그간 「세계 최고」의 CDMA업체로 평가받았지만 이는 동종업계에서 통하던 것이었고 아직도 GSM을 사용하고 있는 일반 지구촌 가족에게까지 이같은 이미지를 각인시키기에는 부족했었다.

 삼성이 호주에서 진행하고 있는 허치슨사의 CDMA 프로젝트는 이런 점에서 자신은 물론 한국의 이동통신 기술을 전세계에 과시하는 절호의 기회로 부각되고 있다.

 무려 2억1000만달러 규모의 초대형사업이다 보니 삼성을 축으로 한국통신프리텔·한솔PCS·서울통신 등 국내 CDMA 거인들이 협력파트너로 참여하고 있다. 현재 호주에 파견돼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국내 인력은 모두 53명이다. 프로젝트를 총괄 수행하는 삼성전자가 20명이며 이도영 상무가 팀장을 맡고 있다.

 망설계 지원을 위해 한솔PCS에서 15명이 나와 있고 교환기 설치, 기지국 감독 등 설비 인프라를 위해 서울통신 기술진이 17명 파견됐다. 한국통신프리텔은 1명이 나왔다. 한통프리텔은 7월 15일 일부 시범서비스에 돌입한 이후 유지 보수를 맡을 예정이어서 7월 이후 인력이 대거 파견될 전망이다.

 이들은 오는 2000년 7월 모든 시스템 구축을 완료하고 허치슨사에 운영을 넘겨줄 계획이다. 물론 그 이후에도 삼성과 허치슨은 협력관계를 지속해 단말기·장비·유지보수를 지원하게 된다. 현재 공정은 대략 50% 진행된 상태다.

 이곳에서 한국 기술진의 실력은 단연 「넘버 원」이다. 세계적으로 유일하게 이미 1500만명의 가입자를 운영해본 경험이 있는 한국 CDMA 기술진은 허치슨으로부터 「대만족」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업체가 단말기나 교환기가 아닌 CDMA기술 일체를 턴키방식으로 수출한 것은 호주 허치슨이 처음이며 현재까지는 대성공을 거두고 있다는 것이 현지의 분위기다. 호주를 뚫었고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한국 이동통신기술의 성가를 확인시켜준다면 이제는 북미·유럽에까지 한국기술이 진출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시드니(호주)=정복남 정보통신산업부장 bn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