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의 한여름은 매우 덥습니다. 연구소 학자와 연구생들도 무더위를 피해 피서를 갔습니다. 나는 몇 사람의 연구생들과 함께 플로리다의 해수욕장으로 갔습니다. 해수욕장의 풍경은 어디나 마찬가지겠지만, 바닷가 호수처럼 잔잔하고 물이 깨끗했습니다. 우리는 모험을 한답시고, 그곳에서 요트를 타고 바다를 건너 쿠바로 갔습니다. 하루가 걸려 쿠바에 닿았는데, 공산진영이기는 했지만, 미국 관광객들의 왕래가 많았고, 관광상품 가운데 사정산업이 매우 발달해 있었습니다. 사정산업이 무슨 말인지 알지요?
본의 아니게도 나는 위험에 노출이 되었습니다. 말하자면, 우리는 단체로 쿠바의 미희들을 한 명씩 데리고 여름 바다의 모래사장에 나갔습니다. 나의 파트너는 동양인처럼 생긴 원주민인데, 매우 아름다웠습니다. 그렇지만 나는 고국에 사랑하는 애인이 있기 때문에 함께 놀 수 없다고 거절했습니다. 그러자 그녀는 비밀을 지켜줄테니 안심하고 자기를 가지라고 했습니다. 비밀을 지켜준다는 말에 나는 그녀를 가지기로 마음을 바꾸었습니다. 그런데 그녀는 콘돔이 없다고 했습니다. 그것을 구할 수가 없어 기존의 것을 한동안 빨아서 사용했지만, 그것마저 떨어져서 없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자기는 병이 없으니 안심하라고 했습니다. 그렇지만 나는 믿을 수가 없어 그 일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그 여자는 매우 불쾌한 표정을 지으면서 옷을 훌렁 벗었습니다. 벗은 그 여자의 몸매가 너무 아름다워서 나는 겁이 났습니다. 그래서 그대로 도망을 쳤습니다. (거짓말 같다고요? 아니, 이것은 사실입니다.)
우리가 다시 모였을 때 함께 지냈던 파트너에 대해서 이야기했습니다. 그때 나도 거짓말로 재미 본 것을 말했습니다. 우리가 진부하게 주고받은 여자에 대한 이야기를 여기서 계속 쓸 수는 없겠지만, 그렇게 해서 우리는 더위를 피하려는 듯이 탕아가 되어 갔습니다. 탕아가 회개하고 돌아갔다는 말을 듣고 실망을 하는 사람처럼(계속 즐겨야지 왜 돌아가는가) 우리는 타락해 갔습니다. 쿠바의 항구는 우리가 타락하기 아주 안성맞춤이었습니다.
분위기가 무르익고 아름다울수록, 쿠바의 항구가 환상적으로 아름다울수록, 나는 당신이 그리워서 미칠 것만 같았습니다. 동료 연구생들이 떠드는 이야기 속에서, 아름다운 불빛과 원주민 여자들의 웃음소리 속에서, 검은 하늘을 가로지르는 별똥과 빛나는 별빛 속에서, 밤바다의 파도소리와 물냄새 속에서 나는 당신이 그리워 미칠 것만 같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