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열도에도 "리눅스 열풍"

 리눅스가 일본에서도 풍부한 무료 응용소프트웨어(SW) 보급확산에 힘입어 웹서버나 전자우편 서버 등의 분야에서 기반을 단단히 다져 가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일본 NEC가 리눅스 지원을 발표한 데 이어 4월에는 일본IBM, 컴팩컴퓨터, 후지쯔 등이 잇따라 리눅스 지원을 표명하고 나섰다. 또한 리눅스의 보급을 촉진하기 위해 「일본 리눅스협회」도 4월 정식 출범해 리눅스 열풍에 불을 지폈다.

 이에 따라 개인 신분으로 사이버 상점을 개설할 때도 싸고 안정적인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게 됐다.

 NEC의 경우 인터넷접속업체를 겨냥한 리눅스 탑재 PC서버 「익스프레스5800」을 출하하기 시작했다. 또 일반 기업체를 대상으로 기종별 작동 확인 정보를 제공해 리눅스 이용을 지원할 계획이다.

 후지쯔는 리눅스 서버를 네트워크 상의 윈도NT 서버에서 관리하는 시스템 운용소프트웨어인 「시스템워커」를 개발하고 최근 본격적인 시판에 나섰다. 이 제품은 응용범위가 풍부한 윈도와 시스템이 안정돼 있는 리눅스가 함께 작동하는 네트워크를 구축할 경우 관리를 용이하게 해주는 SW로 후지쯔는 이를 이용해 기업의 네트워크시스템 구축에 뛰어들 계획이다.

 미국 본사가 리눅스 보급 지원을 결정한 일본IBM은 리눅스에 대응하는 노트북PC와 PC서버 판매를 계획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일본IBM은 최근 업무용 시스템개발 부문과 PC사업 부문에 리눅스 전담 조직을 최근 신설했다.

 성능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채택을 미뤄 왔던 주요 업체들의 이같은 움직임은 소규모업체들 중심으로 이뤄지던 일본시장에 리눅스 보급을 가속화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미국의 시장조사회사인 IDC에 따르면 리눅스는 웹, 전자우편, 파일공유 등을 목적으로 한 서버분야에서는 지난해 말 시점에서 전년대비 약 2.7배에 해당하는 16.7%의 세계 점유율을 차지했다.

 무료 배포가 보급을 촉진하는 역할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리눅스의 매력포인트는 그뿐만이 아니다. 기업이 얻는 가장 큰 장점은 시스템이 안정적이라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매월 1회 정도의 재부팅이 필요한 윈도NT에 비해 리눅스는 수개월 혹은 1년 내내 시스템을 켜놓은 채로 놔두어도 상관 없다.

 응용SW가 에러를 냈을 경우에도 운용체계(OS) 자체가 다운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 때문에 전문관리자가 없는 중소 규모의 사무실에 리눅스 서버를 설치한 경우에도 문제 발생시 원격으로 응급처치를 받을 수 있다.

 최근에는 PC에 웹서버나 전자우편서버용 SW와 리눅스를 패키지화해 이같은 서비스와 조합한 「올인원 서버」도 인기를 끌고 있다.

 리눅스가 이처럼 빠른 속도로 세력을 확산함에 따라 컴퓨터업체나 상용 SW업체들도 잇따라 리눅스 대응책을 강구하고 있다.

 퍼시픽하이테크는 EC사이트 구축에 필요한 SW만을 수록한 패키지를 올해 초부터 내놓을 예정으로 일본오라클이 출하를 검토하고 있는 리눅스판 「오라클 8」을 번들로 제공할 계획이다.

 또 후지사진필름의 자회사인 후지마그네디스크도 지난해 11월 「프로서버 포 리눅스 2.0」 배포를 시작으로 이 분야 사업을 전개하는 등 참여기업이 확대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리눅스를 이용한 시스템 통합(SI) 서비스도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이 가운데 지난 97년 초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서드웨어와 10월부터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는 오쓰카상회 계열의 텐아트니가 가장 대표적 업체로 꼽히고 있다. 특히 텐아트니는 작년 11월에 명확한 비용산출이 특징인 SI서비스 「리눅스WI」를 개설해 큰 반응을 얻고 있다.

 용도도 인터넷, 인트라넷 분야뿐만 아니라 상품관리 및 고객관리 등 여러 분야로 확산되고 있다.

 일본의 대표적 SW업체인 저스트시스템이 리눅스를 지원하는 일본어 입력 및 워드프로세서 SW를 7월부터 출시한다고 발표했고, 시스템개발업체인 플랫폼도 히타치제작소의 노트북PC에 리눅스를 탑재해 판매할 계획이라고 밝히는 등 지금까지 서버용을 중심으로 세력을 펼쳐온 리눅스는 최근 들어 일반 PC에도 채택이 확산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

 이같은 추세에 맞춰 최근 리눅스 개발자들은 윈도에 필적하는 조작 편의성을 띤 KDE(KDesktop Environment), GNOME(Gnu Network Object Model Environment) 같은 그래픽 유저 인터페이스(GUI)를 개발, 리눅스를 더욱 쉽고 재미있는 OS로 만드는데 여념이 없다.

 특히 올 여름부터는 「터보리눅스」나 「레드햇리눅스」도 GUI를 탑재할 것으로 알려져 리눅스 열풍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주문정기자 mjj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