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 창립 후 25년간의 비전은 「모든 가정에 PC를」 이었고, 이것은 이미 충분히 이뤄졌습니다. 앞으로의 비전은 모든 사람들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언제 어디에서나 갖도록 하자는 것입니다.』
지난 5일 미국 레드먼드시 MS본사에서 스티브 발머(42) MS 사장은 아시아지역 기자단과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히고 『이제는 PC시대를 넘어서 「PC플러스」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PC플러스시대의 개막을 공식 선언했다.
스티브 발머는 지난 80년 MS에 입사한 이래 주로 영업과 마케팅 분야의 요직을 두루 거쳐 지난 98년 사장으로 취임해 빌 게이츠에 이어 MS의 2인자의 자리를 굳히고 있는 인물이다.
PC플러스의 시대란 PDA와 무선통신기기, TV 등 PC 이외의 장치로 디지털의 영역이 확대되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것이 일부에서 주장하듯 PC가 했던 기능을 다른 장치들이 대체한다고 해서 PC시대의 종언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고 PC의 위치는 계속 남아있을 것이라고 발머 사장은 강조했다.
PC플러스시대에 발맞추기 위한 MS의 전략적 목표는 디지털 신경망(DNS)이다. 빌 게이츠가 최근 저서인 「생각의 속도」에서 내세운 DNS는 인간의 신경체계를 기업에 적용한 것으로 적절하게 통합된 정보의 흐름을 꼭 필요로 하는 부서에 적시에 제공하는 체계를 의미한다. DNS가 성립되기 위해서는 정보의 유통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지식노동자의 존재가 필수적이다.
발머 사장은 이러한 전략적 목표에 따라 최근 MS의 조직을 지식노동자, 전자상거래, 일반소비자, 소프트웨어 개발자, 정보통신 전문가 등 소비자층의 새로운 분류에 따라 개편했다고 소개했다.
최근의 리눅스 열풍에 대해서는 다소 회의적인 입장을 표시했다. 그는 『소스 코드의 공개가 반드시 SW의 대중적인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소스 코드의 공개로 최종 사용자들이 선택해야 하는 경우의 수가 너무 많아지기 때문에 혼란상태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하고 『MS는 기존과 마찬가지로 학문적인 목적 등을 제외하고는 공개의 방향으로 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리눅스가 현재 MS 위치를 위협할 정도로 성공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도 『리눅스는 분명 MS제품에 대해 경쟁자의 위치에 있지만 어느 시기에나 MS제품에 대한 경쟁자는 있어 왔다』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표시했다.
의혹이 일고 있는 소비자용 윈도 운용체계(OS)의 출시일정에 대해서는 『올해 안에 소비자용 윈도OS의 주요한 업그레이드는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하고 『새로운 하드웨어와 온라인 사용지원, 게임지원 등의 기능을 갖춘 새로운 버전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암호명 넵튠의 작업이 완료되는 2000년 이후에나 가능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PC플러스시대는 앞으로 15년 정도는 계속 지속될 것으로 보며 그 이후는 모르겠다』는 말로 현재의 MS의 위치가 상당기간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레드먼드=구정회기자 jhk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