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전화시장에 등장한 삼성 변수가 핫 이슈로 바뀌고 있다. 하반기 이후 이동전화시장의 판도를 가름할 무선 인터넷을 겨냥, 삼성전자가 발표한 애니웹을 둘러싸고 사업자와 장비업계, 혹은 사업자간 밀고 당기는 신경전이 치열하다.
특히 삼성 변수는 기존 이동전화사업자들이 삼성에 보내는 「의심」의 눈초리와 하반기 이동전화시장을 선점해야 한다는 현실론이 맞물리면서 사업자들조차 확실한 대응을 못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향배가 주목된다.
삼성이 세계표준에 도전한다며 한국형 무선인터넷을 선보인 것은 일단 장비업계가 이동전화시장의 주도권을 되찾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지난해 어렵사리 이 시장의 이니셔티브를 쥐게 된 사업자들로서는 달갑지 않은 현상이다.
사업자들은 삼성의 애니웹이 초반 기선을 제압했다는 점은 인정한다. 어차피 무선인터넷이 시장의 흐름을 좌우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사업자들은 자신들도 독자적 솔루션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장비업계인 삼성이 가장 먼저 이를 상용화, 대대적인 공세를 펼치고 있어 「당했다」는 반응이다. 인터넷시장은 가장 먼저 뛰어드는 기업이 성공할 가능성이 제일 높다는 평범한 명제 때문이다.
사업자들이 곤혹스러워하는 것은 삼성이 주도하는 무선인터넷 공동법인에 참여할 것인지의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다. 무선인터넷 서비스 시기를 최대한 앞당기는 것이 지상과제지만 삼성이 주도하는 공동법인에 참여하는 것은 또다른 전략적 판단이 요구된다.
최대사업자인 SK텔레콤과 삼성의 숙명적 라이벌 LG텔레콤은 독자노선을 선언, 애니웹 공동법인에는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자신의 기술력과 마케팅력으로도 조만간 솔루션을 내놓을 수 있고 이를 산업표준화할 자신이 있다는 것이다.
이와 달리 한국통신프리텔·한솔PCS·신세기통신 등은 참여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 한솔은 이미 100억원 규모의 공동법인에 출자하기로 결정했다. 한통프리텔의 경우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공동법인에 참여하되 자신의 위상에 걸맞게 최대주주가 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같은 논리를 여타 사업자들이 수용할지 여부는 별개다. 프리텔의 참여여부와 조건은 조만간 결론이 날 것이다.
삼성의 통신서비스 우회진출 전략이라는 시선은 일부 사업자들이 제기하는 문제이고 사실 삼성으로서도 이 대목이 애니웹 활성화의 최대 걸림돌이다.
일부 사업자들은 삼성의 애니웹을 평가하면서도 이것이 이동전화시장 전체에 영향을 미치고 한 발 더 나아가 서비스를 담당할 공동법인도 삼성이 주도한다면 결국 삼성이 망사업자로 변신하는 것 아니냐고 주장한다. 삼성 변수의 숨겨진 포인트인 셈이다.
이와 함께 지난해 이후 간신히 시장 주도권을 확보한 사업자들로서는 다시한번 장비업계에 끌려다니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삼성은 펄쩍 뛴다. 자신들은 망사업자 욕심도 없고 시장 주도권을 행사할 의사도 없다는 것이다. 단말기업체로서 애니웹이 활성화한다면 단말기 매출이 늘어나는 것일 뿐 이동전화사업자들과 대결하거나 통신서비스 우회진출 전략 등과는 무관하다고 밝힌다.
삼성은 『그같은 오해가 있는 것을 알고 있다』며 『이 때문에 애니웹서비스 공동법인 설립시 모든 사업자에게 문호를 개방하고 삼성의 지분보다 사업자들의 지분이 훨씬 많게 되는 상황도 감수할 계획인데 주도권 행사를 어떻게 하느냐』고 반문한다.
삼성은 또 자신이 개발한 브라우저를 완전 개방하겠다는 입장이다. 심지어 오는 8월께로 예정된 일반 단말기용 브라우저도 개방, LG건 현대건 필요한 업체라면 이를 단말기에 포팅, 사업자에 제공토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동전화시장에 등장한 삼성 변수는 국내 무선인터넷 산업 표준은 물론이고 사업자들의 이해득실과 시각에 따라 업계를 소용돌이로 몰아넣을 전망이다.
<이택기자 ety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