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W, "IDC 인수전" 사실상 승리

 일본 국제전화사업자 국제디지털통신(IDC)의 매수전은 영국 케이블 앤드 와이어리스(C&W)의 승리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일본경제신문」이 전했다.

 이에 따르면 IDC 매수를 놓고 C&W와 경합하고 있는 일본전신전화(NTT)는 IDC의 최대 주주사인 도요타자동차와 이토추상사에 「매수 금액을 더 이상 올릴 의사가 없다」는 입장을 전달, 매수를 사실상 단념했다.

 NTT가 제시하고 있는 매수 금액은 C&W가 추진중인 주식공개매입(TOB) 금액을 밑돌고 있다. 따라서 IDC 주주사들이 C&W에 주식을 매각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에 따라 C&W가 그동안 집요하게 추진해 온 IDC 매수건은 통신업계의 글로벌 재편이 가속화하는 가운데 일본의 대형 통신사업자가 외국 자본에 넘어가는 첫번째 사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8일 도요타와 이토추는 NTT와 회담을 갖고 「매수 금액의 재인상」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NTT는 「현재 나와 있는 제안이 최종 조건」이라고 회답했다.

 NTT의 회답에 대해 이토추는 「종합적인 판단은 필요하지만 최종적으로는 금액을 중시할 수밖에 없다」고 언급해 C&W를 선정할 뜻을 내비쳤다.

 IDC 사원의 고용유지 등 금액 이외 조건에서는 C&W와 NTT의 제안이 별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 따라서 주주들이 금액을 기준으로 판단했을 경우 C&W가 IDC 매수전에 승리할 가능성은 매우 높아졌다.

 최근 IDC 매수를 둘러싸고는 지난달 말부터 새로운 수정안을 발표해 맞서는 등 양사의 매수전은 금액 올리기 경쟁 양상을 보였다.

* 미니해설

 IDC 매수전은 「골리앗(NTT)과 다윗(C&W)의 대결」로 표현할 수 있다. 세계 최대 통신사업자인 NTT에 맞서는 C&W가 세계 통신업계에서는 중견 업체 정도로 통하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C&W는 「배수의 진」을 치고 IDC 매수에 매달려 왔다. 지난달 관계 회사인 영국 휴대폰사업자 원투원의 지분을 미국 투자은행 메릴린치에 38억파운드(약 63억달러)에 매각한 것을 비롯, 지난 4월에는 해저케이블 관련 자회사의 매각도 추진하는 등 주변 사업의 대부분을 정리하고 경영자원을 국제통신 분야로 집중시키며 NTT에 정면으로 맞서 왔다.

 게다가 C&W는 영국 제 2위 케이블TV사업자인 케이블 앤드 와이어리스 커뮤니케이션스와 프랑스의 휴대폰사업자 부이그 텔레컴의 지분도 정리할 계획이다.

 C&W가 이처럼 휴대폰·케이블TV 등 주변 사업을 모두 버리면서 IDC에 집착하는 것은 「국제통신 전업으로 돌아가야만 21세기에 살아남을 수 있다」는 생존전략으로 분석되고 있다.

<신기성기자 ks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