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인터넷 경품과 비지니스

 인터넷업체들이 최근 들어 고액경품 행사를 잇달아 개최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마우스 클릭 한번으로 일확천금을 얻을 수 있다는 전면광고까지 등장하고 있다. 이는 인터넷의 보급이 태동기를 지나면서 그 효용가치가 단순한 정보전달 도구에서 효율적인 마케팅 수단으로, 나아가서는 뉴비즈니스로 급부상하는 데 따라 나타난 현상인 것 같다.

 인터넷업체들의 이같은 행사는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인터넷시장을 확대시키는 데 일조할 것으로 관측된다. 가입자들의 관심을 유발시키는 유인책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 들어 해외 거대 포털사이트들이 경쟁적으로 국내에 상륙하는 시점이어서 일정한 정도의 고객을 확보해야만 이들과 경쟁할 수 있다는 국내 인터넷업체들의 불안한 심리상태도 이같은 현상을 한몫 거들고 있다.

 이는 일견 긍정적으로 보인다. 인터넷이 붐을 타고 있는 만큼 그 열기를 식혀서는 안되고 일반인들의 흥미를 유발시키기도 하며 게다가 거대 외국자본에 맞설 수도 있다는 명분 때문이다.

 그러나 밝은 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인터넷 비즈니스의 미래를 어둡게 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점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인터넷은 이제 추상적인 개념의 「정보의 바다」 「정보의 보고」에 그치지 않는다. 인터넷은 국경없는 비즈니스 격전장으로 변모하고 있으며 기업경영 환경에까지 큰 변화를 주고 있다.

 인터넷 비즈니스는 선택의 문제가 아닌 국가와 기업의 생존 및 경쟁력강화를 위한 필수전략으로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중요한 시점에 경품 제공이라는 가입자확보 마케팅 전략은 주최측의 입장에선 유명 사이트라는 홍보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또 이를 통한 반대급부를 챙길 수 있을지는 몰라도 시장을 혼탁하게 만들어 인터넷 비즈니스라는 이미지에 먹칠을 할 우려가 높다.

 인터넷을 통해 돈을 버는 것을 놓고 왈가왈부하고 싶지 않다. 인터넷산업의 초기단계에 시장선점을 위해 동원하는 마케팅에 대해 잘잘못을 따지자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시장선점만을 위한 지나친 경품경쟁은 인터넷 사용자들에게 사행심을 부추겨 일반인들에게 「인터넷은 돈이다」는 인식을 심어줘 물질만능의 문화를 형성하는 데 일조하지 않을까 걱정된다.

 인터넷은 비즈니스여야 한다. 인터넷이 봉이 김선달식의 상술로 이용돼서는 안된다는 의미다.

 인터넷 경품제공은 일부 인터넷 몽상가들의 일확천금을 꿈꾸는 변질된 마케팅 수단으로 전락할 가능성도 부인할 수 없다.

 특히 현금을 앞세워 네티즌들을 유혹하는 것은 철새 가입자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여기에 미국 등 인터넷 재벌들의 마케팅 펀드가 유입될 경우 철새 가입자들은 인터넷서비스의 질보다는 경품에 이끌려 다시 이동할 수밖에 없어 결국 경품마케팅은 유동가입자를 양산하게 돼 인터넷산업의 장기적인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우리의 인터넷시장은 아직 열악하다. 이로 인해 업체들 대부분이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의 인터넷시장은 이제 초기단계를 지나 성장터널로 진입하고 있는 중이다.

 이같은 시점에서 인터넷 문화를 어떻게 만들어가고 정착시키느냐는 대단히 중요한 문제다.

 인터넷 비즈니스가 속빈 강정이 되지 않도록 하려면 지나친 가격경쟁을 지양해야 하고 주식공모를 통한 펀딩에 지나치게 의존해서도 안된다.

 알차고 내실있는 전문콘텐츠를 개발하고 물류체계의 획기적인 변화를 통해 건전한 인터넷 문화 및 시장규모를 확대하는 것이 올바른 성장방향일 것이다.

 몇몇 인터넷 벤처기업의 성공이 인터넷 비즈니스의 전부는 아니다. 이상이 아닌 현실로 다가온 인터넷 비즈니스에 대한 성공은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는다. 조급하게 서두르지 말고 내실있게 단계적으로 성장하는 것이 인터넷 비즈니스 성공의 지름길일 것이다. 대부분 영세하고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인터넷업체들도 고액 경품을 통해 일확천금을 노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