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TT도코모, 日휴대폰서비스 시장서 "흔들"

 NTT도코모가 장악하고 있는 일본 휴대폰서비스 시장에 이변(異變)이 일어나고 있다.

 도코모의 월별 신규 가입자 증가폭이 최근 두 달 연속적으로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는 반면 장거리전화 사업자 DDI 계열의 셀룰러전화 그룹과 일본이동통신(IDO)은 새로 시작한 휴대폰서비스의 호조에 힘입어 요지부동의 도코모 점유율을 잠식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이다.

 일본의 휴대폰서비스 시장은 도코모를 비롯해 셀룰러전화, 디지털폰, IDO, 투카 등 6개 그룹이 경합하는 경쟁구도를 취하고는 있으나 실제로는 서비스 개시 이후 줄곧 과반수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고수해 온 도코모의 독무대나 마찬가지다. 물론 도코모는 자금력이나 브랜드력도 막강해 다른 사업자의 경쟁상대가 되지 않는다.

 이런 도코모에게 어둠이 찾아온 것이다. 이상 징후가 감지되기 시작한 것은 지금까지 60%에 근접하는 수치를 유지해 온 월별 가입자 점유율이 크게 떨어져 50%에 턱걸이한 지난 4월이다. 그 다음달에도 그림자가 걷히기는커녕 점유율은 더 떨어져 어둠이 더욱 짙어지는 양상이다.

 우정성이 최근 집계·발표한 「이동전화(휴대폰과 PHS 합계) 서비스업계의 5월 가입 현황」 보고에 따르면, 휴대폰 신규 가입자에서 해약자를 제외한 「순(純)증가」는 71만8000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도코모의 점유율은 전달(50.1%)보다도 약 8.3%나 감소한 41.8%로 나타났다.

 다만 누계가입자에서는 도코모가 5월 말 현재 전체(4318만명)의 57.1%를 차지해 여전히 다른 사업자들을 압도하고 있다.

 도코모의 월별 순증가 점유율 하락을 이끌고 있는 것은 IDO와 셀룰러전화 그룹이 공동으로 일본 최초로 전국에서 전개하고 있는 「cdmaOne」방식의 휴대폰서비스다.

 수도권과 동해권을 영업기반으로 하고 있는 IDO는 지난 4월 14일부터 cdmaOne 서비스를 개시했다. 그 결과 최근 6개월간 극히 저조했던 IDO의 월별 순증가 점유율이 상승하기 시작, 3월의 1.9%에서 5월에는 7%까지 뛰어올랐다.

 이와 관련, IDO측은 『제조업체로부터 단말기를 제대로 조달하지 못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정도』라고 말한다.

 관서지역 등을 영업 기반으로 하는 셀룰러전화는 cdmaOne 서비스에 힘입어 월별 순증가 점유율이 3월 11.5%에서 5월에는 17.3%로 올라갔다.

 이처럼 호조를 보이고 있는 cdmaOne 서비스에 대해 도코모는 『cdmaOne이 휴대폰서비스 시장의 질적 향상에 기여하는 것은 업계에도 바람직한 일』이라며 느긋한 자세를 견지하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2개월째 계속되는 도코모의 점유율 하락을 일시적 현상으로 취급하기 어렵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그 근거로 도코모가 안고 있는 두 가지의 구조적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

 첫 번째는 통화용량의 문제.

 도코모는 점유율이 크게 늘고 있는 데 따른 부작용으로 기지국 등 인프라가 부족해 가입자들로부터 전화 연결이 어렵다는 불만의 소리를 심심치 않게 들어왔다. 이 때문에 도코모는 통화용량 증대를 위해 단위주파수에서 얻는 채널 수를 2배로 늘리는 「하프레이트」라는 기술을 채용했다. 그 결과 당면 과제인 통화용량 증대에는 성공했지만 데이터용량이 크게 줄어 음질이 떨어지는 또 다른 문제를 안게 됐다.

 두 번째 문제는 도코모의 독점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공정거래위원회와의 관계.

 공정거래위원회는 한때 도코모에 대한 NTT의 출자 비율을 낮춰야 한다고 지적할 정도로 도코모의 휴대폰시장 독점을 언제라도 문제 삼겠다는 태도로 지켜보고 있다. 이 때문에 도코모는 경쟁사업자가 자사의 점유율을 잠식해도 대리점에 대한 장려금 지원이나 통신료 인하 등 섣불리 실력행사에 나서기가 힘들다. 어지간하면 눈감고 지나갈 수밖에 없는 입장인 것이다.

 이밖에 차세대 휴대폰 「IMT2000」에 투자를 집중할 수밖에 없는 시기적인 문제도 얽혀 있다. 사실 도코모는 올 3월 회기를 마감한 98년도 결산에서 사상 최고의 이익을 내 기지국 증설 등에 나설 수 있는 여력이 충분하다. 그러나 2001년 봄으로 예정돼 있는 IMT2000 서비스가 눈앞에 다가와 있어 투자력을 다른 분야로 돌리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도코모의 점유율 하락은 2개월에 불과해 시간상으로는 매우 짧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튼튼한 제방의 작은 구멍」이 될 수도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감시를 받고, 차세대 휴대폰으로 투자를 집중할 수밖에 없는 도코모의 향후 움직임이 어떻게 달라질지 관심이 모아진다.

<신기성기자 ks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