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지나친 인터넷 열풍을 우려한다

 최근 들어 인터넷 열풍이 휘몰아치고 있다. 크고 작은 기업들이 저마다 새로운 밀레니엄시대의 떠오르는 사업으로 기대되고 있는 인터넷 관련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이 분야 사업에 참여하지 않는 기업은 속칭 「팔불출」에 속할 정도로 참여 열기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인터넷 분야의 참여 열기는 이제 정보통신 분야에 국한되지 않고 국내 전체 전자업계나 비전자업종으로까지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모습이다. 유통업계의 경우 신유통체계인 전자상거래사업에 앞다투어 나서고 있으며, 사이버 쇼핑이니 사이버 증권이니 하는 인터넷 관련사업에 온 장안이 떠들썩할 정도다. 굴지의 전자업체들도 인터넷과 관련된 디지털 정보가전사업에 무게중심을 두고 사업 확대에 온힘을 쏟고 있다.

 물론 인터넷사업이 미래 승부사업임에는 틀림없다. 전세계 네트워크가 거미줄처럼 초고속 정보통신망으로 연결되는 21세기는 모든 단말기가 디지털화되고 인터넷으로 연결되는 시대가 될 것이 자명하다.

 관련기업들마다 앞으로 다가올 이같은 정보통신 혁명기에 미리 대비하지 않으면 기업의 생존마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위기감마저 팽배해 있는 것이 오늘날의 현실이다. 그래서 관련기업들은 우후죽순격으로 인터넷 관련사업 참여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열풍처럼 번지고 있는 이같은 인터넷사업이 수익성을 담보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곰곰이 따져보아야 할 때다. 국내에서 인터넷 관련사업이 싹트기도 전에 벌써부터 현실에 비해 과대포장됐다는 버블론이 대두되고 있다.

 최근 미국의 한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미국내 인터넷 이용자가 5000만명을 넘어선 현재 전체 인터넷 관련기업의 절반 이상이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인터넷 이용자가 우리나라에 비해 무려 100배에 달한 성숙된 시장에서 상당수의 관련기업들이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은 바로 인터넷사업 자체가 지닌 속성 때문이다.

 인터넷이란 정보통신망의 속성상 기업의 브랜드 이미지나 초기 사업화 전략 등 이 분야에서 선두자리를 고수하고 있는 몇몇 기업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 관련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이 분야에 관한 한 기존 마케팅체계처럼 선진국과 후진국간의 틈새시장이나 고가품과 저가품 시장이 별도로 공존할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국내 전자업계 역시 최근의 인터넷 열풍을 계기로 정보가전이나 디지털가전사업에 속속 참여하고 있지만 뚜렷한 타깃을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오히려 연구개발력이나 한정된 투자재원을 신규사업 분야에 대한 투자에 급급한 나머지 기존의 백색가전이나 오디오 등 관련가전사업에서 경쟁력을 상실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최근 들어 오디오사업이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그래도 국내 오디오 분야의 제조 및 생산기술은 세계적인 수준이다.

 국내 굴지의 오디오업체들마저 최근 경영난을 겪고 있는 것이 현실이지만 그동안 갈고 닦아온 기술과 경험을 바탕으로 제2의 도약을 이루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오디오산업의 낙후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국가적으로도 막대한 손실을 초래하게 된다.

 백색가전 역시 이른바 사양산업이란 이유로 잇따라 해외매각을 추진한다면 가전 분야 가운데 가장 수익성 있는 사업을 포기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게 관련 종사자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인터넷 열풍에 못지않게 국내 시장상황도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고 있다. 그간 내수 분야에서 보호장벽으로 작용했던 대일 수입선 다변화 조치의 해제가 바로 코앞으로 다가왔다. 유통 분야에선 이미 세계적인 기업들의 잇따른 국내 진출로 인해 새로운 변화와 난관에 직면하고 있다.

 충분한 마켓상황을 고려, 최근 떠오르고 있는 인터넷이나 관련사업의 진출에 관심을 가져야 하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지난 수십년간 만난을 무릅쓰며 경쟁력을 키워온 기존 사업 분야를 방치하거나 도외시해선 안된다. 전자·정보통신업계나 관련기업 모두 균형감각을 살린 사업추진이 절실히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