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시내전화사업자인 하나로통신(대표 신윤식)을 차지하기 위한 국내 5대 재벌의 각축전이 기존 주주들의 입장 변화로 급류를 타고 있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SK텔레콤이 유상증자를 통해 1조5000억원을 조성하고 이중 4000억원을 하나로통신 지분매입에 사용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데 이어 LG와 삼성·현대그룹도 지분매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하나로통신의 2대주주이지만 지난해 9월 2차증자에서 실권했던 두루넷과 한국전력이 7월말로 예정된 하나로통신의 5600만주 증자에 참여할 것이라는 의사를 최근 하나로통신에 공식 전달한 것으로 알려져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간 보유 하나로 지분 매각 방침을 천명해 왔던 두루넷과 한국전력이 기존 입장을 바꿔 돌연 증자에 참여하겠다고 나선 데 대한 배경과 이같은 돌발변수가 하나로통신의 경영권 장악 싸움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주목된다.
두루넷과 한국전력은 증자 참여 의사와 함께 주요 7대주주간 체결했던 합작계약서를 폐기하자는 주장을 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고 최대주주인 데이콤도 이에 가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두루넷과 한국전력이 폐기를 주장하고 나선 합작계약서는 하나로통신 출범 당시 「데이콤·한국전력·두루넷·삼성·현대·SK·대우 등 7대주주는 하나로통신 주식 우선매입권을 행사한다」고 규정한 조항으로 현 규정대로라면 LG그룹의 하나로통신 지분매입은 불가능하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두루넷과 한국전력의 이같은 주장이 LG의 참여를 전제로 자신들이 보유한 하나로통신 지분을 고가에 매각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고 하나로통신 증자 참여도 이같은 맥락에서 이뤄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이달초 굿모닝증권을 창구로 이뤄진 두루넷·한국전력 보유 하나로통신 매각을 위한 공개입찰에서도 LG그룹이 5000억원을 제시하며 입찰에 참여하자 SK와 삼성 등 기존 주주들이 LG의 자격문제를 제기했던 것으로 알려져 이같은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두루넷과 한국전력은 현재 자신들의 보유지분 매각을 위해 개별주주를 대상으로 물밑협상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로통신 지분 확보에 공개 행보를 보이고 있는 SK와 LG 외에도 삼성이 추가지분 매입을 위해 뛰고 있으며 특히 삼성은 대우 등 개별주주들에 대한 접촉 외에 코스닥시장을 통한 지분매입도 병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현대 역시 최근 통신사업부문의 분리 독립 방침을 세우고 이를 계기로 하나로통신 지분 매입경쟁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택기자 etyt@etnews.co.kr
조시룡기자 srch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