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 TV PC "바이오 PCV-R 시리즈"
PC에 TV방송의 수신·녹화 기능을 갖춘 이른바 「TV PC」는 한때 「멀티미디어」를 내세우며 일대 붐을 조성하는가 싶더니 곧바로 소리도 없이 사라진 듯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이 TV PC가 부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일본의 여러 업체들이 올 여름의 보너스시즌을 겨냥, 새롭게 단장한 제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나왔거나 곧 나올 제품 가운데 특히 기능이나 용도제안 등에서 돋보이는 제품은 최근 판매에 들어간 소니의 「바이오PCVR시리즈」로 완전 초보자도 손쉽게 조작할 수 있다는 「사용의 용이성」을 최대 무기로 하고 있다.
사실 소니는 지난 97년 6월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4번에 걸쳐 TV PC를 내놓았다. 그리고 그때마다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는 가정용 기기」를 개발 목표로 내세웠지만 결과는 반대로 PC 마니아를 위한 쪽으로 흘렀다.
소니는 PCVR시리즈에 대해 「PC를 처음 구입한 사람도 곧바로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전제로 개발했다」며 사용의 용이성에 자신감을 나타내고 있다. 실제로도 초보자를 위해 신경쓴 흔적은 여러 곳에서 발견된다.
그중 특히 주목되는 것은 초보자에게는 높은 벽으로 여겨지는 파일관리를 간소화한 점.
일례로 소니의 기존 동종제품에서는 녹화시 생성되는 것으로 영상데이터를 수록한 「.mpg」라는 확장자의 파일과 타이틀 등의 부가정보를 기록한 「.scx」라는 확장자가 붙은 파일을 사용자가 직접 관리하도록 돼있다.
이에 대해 PCVR시리즈에서는 영상이나 부가정보를 기록한 복수의 파일을 직접 사용자에게 보이지 않고 「비디오캡슐」이라는 하나의 아이콘으로 표시해 이 아이콘의 상태를 보면서 타이틀뿐 아니라 「녹화예정」 「녹화완료」 「녹화중」이라는 상태도 알 수 있다.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의 용량제한으로 사용자가 느끼는 불편을 덜기 위해 비디오캡슐에 「유효기한」을 설정할 수 있도록 한 점도 특징이다.
이에 따라 사용자는 녹화예약하는 프로그램이나 녹화완료 프로그램을 기록한 비디오캡슐의 유효기한을 1일에서 최장 3주까지 결정할 수 있다. 기한이 지나면 비디오캡슐은 자동적으로 소거돼 HDD에 공간이 늘어나게 된다.
이밖에 인터넷 상의 TV프로그램표와 연계해 녹화예약을 화면에 나타나는 안내표에 따라 간단히 할 수 있고, 디지털다기능디스크(DVD) 등에서 이용되는 고화질의 영상압축기술 「MPEG2」 방식을 채택해 최장 9시간 정도의 녹화가 가능하다. 또 테이프를 사용하는 VCR와 달리 녹화 도중에 이전 장면으로 돌아가 화면을 재생할 수도 있다.
다만 소비전력 문제는 개선해야 할 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대기시 소비전력이 40∼50W로 가정용 VCR와 비교해 몇배 많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신기성기자 ks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