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매개체화와 탈집단화 = 시장에서의 트랜잭션 비용 절감의 두번째 효과는 안정된 산업계에 머물러왔던 모든 참여자들이 트랜잭션 비용이 줄어듦에 따라 누가 마진을 장악하고 있는지를 어쩔 수 없이 재고할 수밖에 없게 된다는 점이다. 일용품에서 일반 소비제품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유통 행위에는 도매업체를 비롯해 금융업체, 보험업체, 운송업체, 창고업체 등 광범위한 중간 매개 업체들이 관여한다.
이러한 중간자들은 기업 외부에 있는 기능들에 대해서는 트랜잭션 비용을 줄여준다. 다시 말해 그들은 기업과 고객 사이에서 매개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이러한 중간자들은 공개 시장에서 찾을 수 있는 이에 상응하는 기능들에 비해 저렴할 때에만 트랜잭션에 가치가 있다. 결과적으로 공개시장에서 기술이 트랜잭션 비용을 경감시킬수록 중간자의 역할이 도전을 받게 되고 또한 참여업체들 사이의 역학관계가 급속도로 변화하고 있다는 사실은 결코 놀랄 만한 일이 아니다. 만약 구매자와 판매자가 인터넷을 통해 좀더 저렴하게 서로를 찾아낼 수 있다면 도대체 누가 에이전트(일례로 보험의 경우)와 디스트리뷰터(예를 들어 홈 컴퓨터의 경우)를 필요로 하겠는가. 복잡한 트랜잭션은 점차 탈집단화되어 가고 있고, 공개시장에 상대적으로 충분한 부가가치를 제공하지 못하는 중간자들은 점차 탈매개체화 되어 가고 있다. 다시 말해 사라져가고 있는 것이다. 만약 오토바이텔이 대규모 운영방식으로 확대 발전해 나갈 수 있다면 이 때문에 신형 및 중고차업계의 운영 방식에 엄청난 분열이 야기될 것이다. 제조업체는 물론 딜러, 신문사, 보험업체 및 금융업체들 모두 최근 발생한 사태에 대해 놀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소규모 투자자들을 위한 고가 투자업체의 탈매개체화 분야에서 선도주자인 찰스 슈왑&Co와 같은 이단적인 중개업체조차도 지금은 웹을 통해 저렴한 기술 솔루션들을 제공하는 업체들로부터 위협을 받고 있는 형편이다. 예를 들면 사이버공간에서만 영업하고 있는 E*트레이드와 같은 업체가 대표적이다. 수익성 높은 콘택트 렌즈 시장을 통제해온 검안사들의 카르텔은 드러그스토어와 우편주문 업체, 그리고 렌즈 포 미 웹(Lens 4 Me Web)과 같은 웹 기업들의 우월한 기술들 때문에 붕괴위기에 직면해 있다.
아웃소싱과 다운사이징 = 트랜잭션 비용이 떨어짐에 따라 많은 조직들은 이미 구매, 여행, 데이터 프로세싱 및 회계와 같은 기능들을 외부의 협력업체들에게 위임하고 있다. 이들 협력사들은 대체로 새로운 디지털 기술 덕택에 대규모로 업무를 추진할 수 있다. 조직의 「핵심 능력(특히 회사가 외부보다는 내부에서 훨씬 잘 수행할 수 있는 그러한 행위들)」에 초점을 맞추라는 충고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기업들은 내부에서는 결코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그러한 기능들을 외부에 맡기는 것을 직접 결정하는 경우가 드물다. 오히려 외부 업체들이 이미 효능이 입증된 경제적 장점들을 내세우면서 기업에 접근하고 있는 실정이다. 앞서의 종이클립 예로 다시 되돌아가서 많은 기업들은 이미 물자공급, 복사 및 여타 순전히 관리업무적 행위들을 외부의 파트너들에게 위임하는 매개적 솔루션을 채택하고 있다. 이들 파트너는 실제로 그 회사의 종업원들을 재고용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종업원들은 예전에 그 기능을 수행했으나 지금은 하나의 수익사업으로 이를 운영하고 있다.
예전의 종업원들을 재고용하지 않는 경우에도 아웃소싱 열풍은 계속되고 있다. 이는 계속적이고도 대규모적인 다운사이징이 거의 전산업계에 걸쳐 일어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내 실업률이 거의 최저 기록에 가까워지고 있는 이유를 설명하는 근거가 되고 있다. (대부분의 유럽 국가에서는 실업률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이는 다운사이징보다는 오히려 동유럽 공산주의의 붕괴와 유럽연합으로의 전환으로 야기된 혼란과 지나친 정부규제 탓으로 보인다.)
이는 사람들이 그들의 일자리를 잃고 있는 것이 아니라 큰 기업보다 작은 기업쪽으로 이동하는 경우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축소기업의 법칙에서 암시한 바와 같이 미국 노동부는 이미 오는 2005년까지 미국내의 최대 고용주는 「자기자신」이 될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아웃소싱과 다운사이징은 새로운 디지털 경제로 전환하기 위한 한 부분이며 실제로 획일적이다. 제너럴 모터와 같은 스타일의 기업들을 좀더 작고 또 더욱 특수화된 기업들, 즉 다음에 나오는 것과 같이 소유(및 관료주의)가 아니라 높은 대역폭의 데이터와 커뮤니케이션 연결로 함께 결집된 기업들로 대체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이 어디까지 지속될까? 다음의 두 가지 예를 들어보자. 「마스터카드」는 하루에 수백만건의 신용카드 트랜잭션을 처리하고 있는데도 불구, 종업원이 1000명에 불과하고 이중 800여명이 데이터 프로세싱 부문에 종사하고 있다. 「사라 리(Sara Lee)」는 최근 자사의 제조 자산 중 대부분을 매각함으로써 기업의 체중을 줄여 상표 관리에만 전념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