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 마이크로 "모든 곳에 자바를…".. MS에 선전 포고

 「자바냐 윈도냐」

 선 마이크로시스템스와 마이크로소프트(MS)의 경쟁이 데스크톱분야를 넘어서 서버와 정보가전분야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선은 지난 15일 개최된 자바 관련 회의인 「자바원」에서 자바를 특성별로 세 분야로 나눠 보급 확산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데스크톱 분야엔 「자바2 스탠더드 에디션(SE)」, 서버분야엔 「자바2 엔터프라이즈 에디션(EE)」, 정보가전분야엔 「자바2 마이크로 에디션(ME)」을 각각 투입함으로써 「모든 곳에 자바를」이라는 모토를 실현해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선의 이같은 전략은 윈도를 가정용, 기업용, 정보가전용 등으로 구분, 판매하면서 「모든 곳에 윈도를」이라는 모토를 추구하고 있는 MS의 전략과 유사한 것으로 두 회사의 전면적인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선의 이번 발표에 따라 확장될 전선중 가장 치열한 접전이 예상되고 있는 곳은 애플리케이션 서버분야로 자바2 EE와 MS의 「윈도 DNA(분산 인터넷 애플리케이션)」 아키텍처가 주도권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이 두 아키텍처는 기술적 구성이나 기능이 유사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MS의 애플리케이션 서버의 기반이 되는 윈도 DNA는 메시징 소프트웨어인 「메시지 큐잉(Queuing) 서비시스」와 웹서버인 「인터넷 인포메이션 서비시스」 및 「액티브 서버 페이지스」 등을 구성요소로 하고 있다.

 그런데 이같은 구성요소는 선의 자바2에도 「자바 메시징 서비시스」와 「자바서버 페이지스」 등의 형태로 존재하고 있어 양자는 유사한 역할을 수행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선이 자바를 모든 컴퓨터 플랫폼에서 사용될 수 있는 크로스 플랫폼적 특성을 지향하고 있는데 비해 MS는 자바를 포함해 모든 기술을 윈도의 영향력을 강화할 수 있는 보조수단으로 활용하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두 회사의 입장은 커다란 차이를 보이고 있다.

 크로스 플랫폼적 특성을 지향하는 선의 아키텍처는 현재 MS의 시장 지배를 견제하려는 IBM, 오라클 등 많은 애플리케이션 서버 제조업체들의 지원을 받고 있다.

 기업고객들이 전자상거래 웹사이트를 구축할 때 필요한 애플리케이션 서버는 후방 데이터베이스와 클라이언트를 연계하는 역할을 하는 소프트웨어로 2002년까지 20억달러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 고성장 유망분야.

 따라서 선과 MS는 이 분야에서 각각 자사 아키텍처가 주도권을 갖도록 하기 위한 피할 수 없는 한판 승부를 벌여야 하는 운명이다.

 MS는 이미 자바2 EE의 규격이 복잡해 자바의 최대 강점인 크로스 플랫폼과 상호작동할 수 있을지 회의적이라며 선제공격의 포문을 열었다.

 자바2 EE가 다양한 기술을 통합하는 과정에서 그 규격이 복잡해졌으며 그로 인해 업체마다 이를 적용하는 방식에 차이가 생길 경우 서로 다른 업체 제품간 상호운용성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선은 이에 대해 자바2 EE가 완벽한 이식성을 실현했다고는 할 수 없지만 80∼90% 정도는 가능하며 따라서 대부분의 주요 업무를 어느 환경에서나 수행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따라서 자바2 EE가 많은 서버업체들로부터 지원을 받는 공통 규격으로 자리잡게 될 것이며 MS기술에 대한 경쟁우위를 확보할 것이라며 선은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한편, 정보가전 분야에서도 선의 자바 확산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이 회사는 올 들어 모토롤러, NTT도코모 등 여러 업체와 자바를 양방향 페이저, 이동통신 단말기, 세트톱 박스 등에 적용키로 하는 계약을 잇따라 체결한 데 이어 최근 팜컴퓨팅 분야 최대 업체인 스리콤과도 자바 탑재 계약을 맺었다.

 이 계약에 따라 선은 스리콤의 「팜파일럿」 차세대 버전에 자바2 ME를 적용할 수 있게 됨으로써 자바의 영향력을 한층 강화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양한 정보가전 제품들이 인터넷 시대를 맞아 데스크톱 컴퓨터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는 추세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이 분야의 가장 영향력 있는 업체 중의 하나인 스리콤과 손을 잡은 것은 선의 자바가 급속히 확산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그러나 MS도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정보가전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선의 자바에 주도권을 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면서 윈도 간편형인 「윈도CE」의 보급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양측의 주도권 경쟁은 갈수록 확대될 전망이다.

 이에 대해 업계 일각에선 전통적으로 하드웨어분야에서 강세를 보여온 선이 새로운 자바 전략에 기반해 MS에 대항해 나가려면 앞으로 새로운 기술개발에 대한 능력을 지속적으로 보여주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고 말한다.

<오세관기자 sko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