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EC시장 2003년 71조엔

 「2003년 71조엔.」

 일본 통산성이 컨설팅업체 앤더슨과의 공동조사를 바탕으로 오는 2003년까지의 자국 전자상거래(EC) 시장 동향을 처음으로 예측하며 내놓은 시장규모 전망치다. 98년도 시장규모(약 8조7000억엔 추정)의 8.5배에 가까운 수치다.

 이 가운데 일본의 소비자 대상 EC시장은 2001년부터 급격히 늘어 2003년에는 그 규모가 3조엔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는 98년도 시장규모 약 650억엔의 50배 가까운 수치다.

 미국의 소비자 대상 EC시장과 비교하면, 우선 규모면에서 현재 커다란 차이를 보이고 있고, 2003년으로 가면서 그 격차는 약간 줄어드는 양상을 나타낼 것으로 예측된다.

 미국 시장은 지난해 2조2500억엔(1달러120엔 환산)으로 무려 일본의 35배나 된다. 사실 미국은 4∼5년 전 일본과 비슷한 상황에 있었고, 지금은 폭발적인 성장기로 접어들고 있는 상태다. 시기적으로 일본이 미국에 4, 5년 뒤져 있는 셈이다. 그러나 일본도 2001∼2002년에는 고도 성장기를 맞이해 그 결과로 2003년 미국과의 차이를 3년 정도로 줄일 것으로 예측된다.

 또 주로 거래되는 상품 및 서비스에서도 일본이 지금은 미국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지만 점진적으로 같은 방향으로 나아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일본의 경우 지난해 PC와 그 관련제품이 약 250억엔으로 전체 시장의 40%를 차지하고, 여행 관련 상품과 의류·액세서리 등이 그 뒤를 잇는 동시에 전체적으로는 취급상품이 특정분야에 편중돼 있는 양상을 나타냈다. 이에 대해 미국은 자동차와 그 부품이 40%로 가장 많았고, 여행과 금융 관련상품이 PC나 서적·CD 등을 앞서고, 거래상품도 광범위하게 형성돼 있다.

 그러나 앞으로는 일본에서도 상품의 다양화는 빠른 속도로 진행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특히 여행과 자동차 분야가 높은 신장률을 보이고, PC나 서적·CD 등은 반대로 위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간 EC에서는 미국과 일본간 시장규모 차이가 그다지 크게 나타나지 않고 있다.

 지난해 기업간 EC 시장규모는 일본이 약 8조6000억엔이고, 미국이 약 20조엔으로 추정되고 있다. 두 나라가 규모에서는 두배 정도의 차이를 보이고 있고, EC 이행 속도에서는 약 1년6개월의 차이를 나타낸다.

 2003년에 가서 기업간 EC시장은 일본이 68조엔으로, 미국이 165억엔 규모로 각각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규모나 이행속도에서 두 나라는 98년과 거의 같은 차이를 유지하는 셈이다.

 업종별로도 두 나라의 기업간 EC시장은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일본의 경우 지난해 전자·정보통신 분야가 약 4조3000억엔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자동차 및 그 부품이 약 3조3000억엔으로 그 뒤를 이으며, 두 분야에 거의 편중된 양상을 나타냈다. 미국도 거의 같은 양상이었다.

 한편 이번 통산성 조사에서 미국과 일본의 EC시장, 특히 소비자 대상 EC시장이 규모면에서 커다란 차이를 보이고 있는 이유로는 「가정의 PC보급률」 「인터넷 이용자수」 「인터넷 이용의 남성편중」 등이 우선적으로 지적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요인들은 2001년쯤 어느 정도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가정내 PC 보급 확대와 함께 PC 이외의 단말기를 사용해 인터넷에 접속하는 이용자가 늘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게임기나 휴대폰 등인데, 특히 이들은 미국을 크게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조사에서도 이에 따라 일본의 인터넷 인구는 2001년 3000만명을 돌파하고, 이 중 여성의 비율은 4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2001∼2002년경 개인의 인터넷 이용률은 미국에 결코 뒤지지 않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밖에 현재의 인터넷 보급 걸림돌로는 미국에 비해 3배나 많은 인터넷 액세스 비용이 지적되고 있다. 이 문제는 일반소비자 대상 EC는 물론이고, 기업간 EC에서도 특히 중소기업에게는 큰 부담이 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 때문에 정액제 도입 등 통신비용을 낮추는 방안이 시급히 모색돼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그러나 소비자 대상 EC시장에서 무엇보다도 가장 큰 부정요인은 공급자측의 무성의한 대응으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미국과 비교하면 서비스의 질과 양 모든 면에서 큰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다양한 벤처기업이 등장해 다양한 상품을 제공하고 있는 반면 일본에서는 인터넷 특유의 가치를 실감할 수 있는 상품서비스가 공급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신기성기자 ks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