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킬러 애플리케이션 (24);새로운 경제학 (8)

새로운 경제학

 이전의 낡은 경제학이 지닌 특징 중 킬러앱의 세계에서 새로운 의미를 띠고 있는 두번째의 중요한 특징은 정보재산 상품으로서의 가치와 연관되어 있다. 컴퓨터 해커들은 『정보는 무료 공개돼야 한다』고 되풀이해 지적하고 있다.

 우리가 우리의 귀중한 자산을 무료로 제공해야 한다는 생각은 아무리 좋게 보아도 비합리적으로 들린다.

 그렇지만 그 「재산」이란 것이 정보인 경우 경제학자들은 무료 제공하는 것의 가치를 적어도 애덤 스미스 시대 이후부터 이해해왔다.

 정보는 경제학자들이 공공상품으로 지적하는 하나의 특수한 계층의 일용품 중 한 부문이다. 곡물이나 광물, 그리고 자동차와 같은 전통적인 상품들은 한번에 한명만 소유하고 사용할 수 있는 데 반해 공공상품, 예를 들어 국가방위 및 등대와 같은 것들은 모든 사람들이 동시에 소유하고 사용할 수 있다.

 이들 상품을 가능한 한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는 것이 제품의 생산비용을 늘리지 않고도 그 가치를 확산시킬 수 있기 때문에 생산자의 목표는 전통적인 상품에 대해서는 최대의 효과를 보았던 수요와 공급이라는 가치체계시스템에 의존하지 않고도 상품 개발비용을 지불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다.

 저작자와 창작자들에게 자신들의 창작물에 대해 저작권과 특허권을 허용하는 법률은 정보의 공공상품성을 개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으며, 또한 어떻게 하면 비트 경제학이 가장 잘 운용될 수 있는지를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법률들은 작자가 자신의 투자가치를 최대화할 수 있도록 독점권을 사용하는 것을 허락하고 있다.

 저작권과 특허권은 공공상품이라는 개념에 대치되는 면이 있지만 실제로 허용되고 있는 독점권도 극히 제한적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미국의 경우 저작권 소유자는 자신이 살아있는 동안과 사후 50년간 그 권한을 소유할 수 있을 뿐이고, 또한 특허권도 17년간 효력이 유지된다. 이 기간이 지나면 해당 작품 또는 창작물(이를 재창조하는 데 필요한 정보까지 포함)은 공공의 영역으로 편입되고 향후 영원히 여기서 머물게 된다.

 게다가 저작권은 작자의 「실제 언어」에만 적용될 뿐이다. 다시 말해 이 책과 같이 하나의 작품 속에 있는 아이디어들은 즉시 공공영역으로 편입된다.

 모토롤러는 최근 미농구협회(NBA)가 갖고 있는 농구경기 방송에 관한 저작권을 모토롤러의 스포츠 페이징 장비가 침해했다며 NBA가 제기한 소송에서 승소판결을 받았다. 법원은 고소인의 주장이 틀렸다고 판시했다.

 경기기록(잠정기록까지 포함)은 공공정보라는 것이다. 모든 사람들인 자신이 좋아하는 방식으로 이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 법원의 판단이다.

 지적재산권은 유용한 정보의 창조를 권장하는 경우에는 허용된다(미 헌법에서는 「과학과 유용한 예술의 진보를 권장하기 위해서」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개발자를 위한 인센티브와 또 무제한적인 접근권 및 이용을 통해 일반 대중들이 파생시키는 가치 사이에 적절한 평형을 유지하는 것은 언제나 매우 까다로운 일이다.

 이러한 균형을 실제로 인터넷과 같은 공중 네트워크를 통해 비트 형태의 정보들이 얼마나 손쉽게 확산될 수 있느냐는 관점에서 실제로 재고찰되고 있는 실정이다.

 저자를 포함한 많은 옵서버들은 대규모 연예 및 출판 기업들이 현재 이와는 정반대 방향으로의 전환책을 모색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정보는 여타 공공상품과 마찬가지로 무궁무진하다. 그러나 정보는 독특한 부가적인 재산을 지니고 있다. 정보는 실제로 더 많은 사람들이 사용할수록 가치가 늘어난다.

 이는 보호정책이 저작권 소유자를 포함해 모든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서 우리가 급격히는 아니지만 점차적으로 멀어지고 있는 하나의 이유다.

 존 그리셤의 최근 소설(우리가 책이라고 부르는 실제 물건이 아니라 그 콘텐츠)은 이런 점에서 하나의 공공상품인 것이다.

 모든 사람들이 동시에 이를 읽을 수 있다. 또한 모든 사람들이 이를 읽고 있다는 사실은 그리셤이 법률 또는 형사소송시스템의 운용에 관해 생각하는 바를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집합적인 지식은 이같은 아이디어와 또 이야기꾼으로서의 그리셤의 능력에 관해 토론할 수 있는 골격을 창출한다.

 이러한 현상은 일단 임계 규모의 사람들이 그 소설을 읽고나면 영향력이 더욱 커지게 된다.

 만약 인터넷을 통해 거의 무료로 소설을 유통시킬 수 있다면 또 그렇게 된다면 새내기 작가는 가능한 한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첫 작품을 무료 제공하게 될 것이 당연시된다.

 이는 다음번 책에 대한 시장을 즉시 창출하게 되는 것이다. 무료제공비용은 오늘날의 출판업계 경우보다 훨씬 더 싸질 것이다.

 현 출판계에서는 책 가격의 대다수가 외형적인 인공물의 개발, 운송 및 소매 부문을 반영하고 있는 반면 책 가격에 작자와 출판사의 지적 투자는 단지 미미할 수준만 반영되어 있는 형편이다.

 비트를 무료로 제공하면 하나의 네트워크가 생성된다. 이 네트워크는 우리가 앞서 1장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강력한 가치 생성자가 된다.

 정보는 사용될수록 그 가치가 늘어난다는 것은 메카프의 법칙이 경제학적으로 설명하는 바다.

 전자개척자재단(EFF)의 존 페리 발로가 해커의 모토를 재정립하면서 「정보는 자유를 원한다」고 말한 점은 참으로 통찰력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