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특집-무선데이터> "제3의 통신게이트웨이"

 「이동전화의 도전!」

 한때 정보통신의 총아로 주목받았던 컴퓨터는 21세기 새로운 밀레니엄을 앞두고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인터넷과 통신이 일반화되면서 각종 데이터 기능으로 무장한 이동전화의 강한 도전에 직면해 있기 때문이다.

 이동전화는 우리나라가 1800만 가입자 시대를 맞이하며 이동통신 공화국으로 빠르게 발전하는 지금 생활 여러 부문에서 컴퓨터를 위협하고 있다. 인터넷 접속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첨단 정보서비스를 속속 선보이며 양보없는 공세를 계속하고 있다.

 이동전화의 도전은 음성전화를 넘어선 「정보전화」 선언에서 비롯됐다. 이동전화가 「정보전화」로의 탈바꿈을 선언하면서 통신 패러다임의 변화곡선도 점차 가파르게 그리기 시작했다.

 변화의 중심은 물론 무선데이터서비스다. 무선데이터서비스는 거대 데이터 시장을 겨냥해 탄생한 첨단 정보서비스로 유선과 이동통화 서비스에 이은 제3의 통신게이트웨이로 주목받고 있다.

 이동전화는 무선데이터를 시작하며 컴퓨터에 연결돼 있던 치렁치렁한 전화선도 과감히 잘라버렸다. 무선데이터서비스가 시작되면서 이제 이동전화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나 컴퓨터 통신은 물론 인터넷 정보검색까지 할 수 있다.

 이동전화망을 응용한 다양한 기술들이 개발되면서 무선데이터는 이제 2세대 서비스인 무선인터넷으로까지 발전하고 있다. 이동전화에서 직접 인터넷 검색이 가능한 것은 물론 주식거래나 각종 예약·예매까지 가능한 이동 전자상거래나 사이버비즈니스서비스까지 선보였다.

 이동전화가 있는 곳에 더 이상 컴퓨터는 불필요하며 컴퓨터의 입지는 더욱 강하게 흔들린다.

 이동전화와 컴퓨터를 연결시켜 각종 데이터를 주고 받을 수 있는 첨단 무선데이터서비스가 첫 선을 보인 것은 지난 98년 2월. 당시 LG정보통신과 LG텔레콤이 손을 잡고 개발한 서킷 방식의 무선데이터서비스는 국내는 물론 세계에서도 처음이었다.

 무선데이터서비스를 시작으로 이동전화는 어느새 정보기기로 훌륭히 변신해 있었고, 음성통화만으로도 제 역할을 다 해내던 이동전화는 다양한 응용 데이터서비스를 선보이며 마법의 보물상자로 자리잡았다.

 이후 SK텔레콤·한솔PCS·한국통신프리텔·신세기통신 등 모든 이동전화사업자들이 앞다퉈 무선데이터서비스를 시작하자 이동전화는 정보기기로 더욱 빠르게 변화해갔다.

 일부 맛보기 서비스에서 벗어나 이동전화는 이제 이동 컴퓨팅과 컴퓨터리스 인터넷(Computerless Internet) 구현의 특전사로까지 부상했다. 무선데이터의 2세대라 할 무선인터넷서비스가 선보였고 일부 이동전화사업자들은 이를 실현하기까지 했다.

 이동전화의 강한 도전 앞에서 대오를 정비한 것은 비단 컴퓨터만이 아니다. 마이크로소프트·오라클 등 세계적인 소프트웨어(SW)업체들도 이 시장에 군침을 흘리기 시작했다.

 전세계 컴퓨터로 들어가 안방과 사무실을 점령했던 이들 SW업체는 이동전화의 야심찬 도전에 주목하며 무선통신 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국경을 넘나드는 세계 컴퓨터 정보통신 시장은 손안의 인터넷 통신 시장을 겨냥해 양보없는 한판승을 진행중이며 이는 각종 눈치전과 편가르기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인터넷 비즈니스와 전자상거래가 전세계 기업들의 화두가 되고 있는 지금 이동전화는 인터넷 통신에 이어 이동 전자상거래 시장을 향해서도 활시위를 당겼다. 이동전화로 각종 공연티켓이나 열차표를 예매하는 것은 물론 쇼핑몰에 진열된 각양각색의 물건을 주문하고 구입하는 것도 먼 미래의 얘기가 아니다.

 여기에 「스마트폰」을 선두로 한 각종 다기능 정보단말기는 이동전화의 도전에 더 많은 힘을 실었다. 컴퓨터를 향한 이동전화의 도전은 날로 강해지고 있고 변화의 강도와 속도도 일신우일신하고 있다.

 21세기 무한데이터 경쟁을 앞두고 전세계 정보통신기업들은 치밀하고도 발빠르게 새 밀레니엄을 기다리고 있다. 이동전화 역시 21세기 주인공을 꿈꾸며 강도 높은 변화와 혁신을 거듭하고 있다. 21세기 정보통신의 총아는 과연 누구이며 승리의 깃발이 어디에 놓일지는 먼 미래가 아니어도 쉽게 점칠 수 있을 듯하다.

<김윤경기자 yk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