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 전자화폐사업 "출사표"

 일본 소니가 인터넷 거래의 결제에 이용되는 전자화폐 사업에 진출한다.

 「일본경제신문」에 따르면 이 회사는 내년에 일반 가정에서 네트워크를 경유해 구매한 물품 및 서비스의 대금결제를 대상으로 선불기능을 지니는 IC카드 기반의 전자화폐 사업에 착수하기로 했다.

 소니는 또 이번 사업과 맞물려 전자상거래에 필요한 각종 기기도 일괄해서 그룹 차원에서 육성하는 한편 전자화폐 독자규격도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특히 소니의 이번 사업은 단독 추진으로 현재 일본에서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전자화폐 실험 대부분이 공동사업 형태를 취하는 것과 대조를 보여 주목되는데, 앞으로 각 진영간의 가입자 획득이나 카드 규격의 표준화 경쟁 등을 더욱 촉진시키는 자극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소니의 전자화폐는 해독기에 접촉하지 않고 일정 거리 안에서 비추는 것만으로 정보를 읽어낼 수 있는 비접촉형 IC카드여서 사용하기 쉽고, 수명도 길다.

 비접촉형 IC카드 규격은 이미 홍콩과 싱가포르 철도 등의 승차권으로 실용화돼 있고, 일본에서도 JR동(東)일본이 차세대 정기권으로 채용을 결정했다.

 또 선불 타입이어서 일반 크레디트카드에서 판매업자가 카드회사에 판매 건당 붙는 일정의 수수료를 지불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특히 소액 거래에 적합할 것으로 보인다. 카드와 해독단말기는 일반 이용자에게 나눠줄 계획이지만 아직 유료로 할지, 무료로 할지 여부는 미정이다.

 이 시스템에서 이용자는 소니 그룹의 인터넷 서비스 「소넷」에 접속, 상품을 선택한 후 PC에 접속돼 있는 해독기에 카드를 비춰서 결제하게 된다. 단 IC카드에는 미리 일정 금액을 적립해야 한다.

 이 전자화폐는 내년 여름 200∼300가구를 대상으로 시험운용을 한 후 같은 해 말 실용화할 예정이며, IC에 티켓의 예약정보 등을 기록해 공연장에서 입장권 대신에 사용하는 응용도 추진할 계획이다.

 현재 일본에서 사용되고 있는 IC카드 등의 전자화폐는 대부분 실험단계이고, 각기 독자 사양과 기술로 화폐가치를 부여하고 있어 호환성이 없다. 이 때문에 실제 이용할 수 있는 가맹점의 증가율이 극히 저조한 실정이다. 그러나 일본의 일반 소비자 대상 전자상거래 시장규모는 오는 2003년 3조엔 이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돼 전자화폐 분야 진출은 앞으로도 계속 활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신기성기자 ks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