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사이버 증권 콘퍼런스> 증권업계 전략

 사이버 증권이 확산됨에 따라 증권사 업무 내용은 물론 사업구조까지 변화하고 있다.

 지난 5월중 사이버 증권거래 규모는 23조9000억원. 98년 1년 동안의 사이버 증권거래 규모가 22조4000억원이었음을 감안할 때 폭발적 증가인 셈이다. 거래규모도 전체 시장의 12.5%를 차지할 만큼 커졌다. 올 연말까지 사이버 주식거래 규모가 300조∼500조원까지 확대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기도 하다. 이미 세종증권 등 일부 증권사의 경우 전체 약정액의 70% 이상이 사이버 공간에서 거래될 만큼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사이버 증권이 주목받는 더 큰 이유는 다른 곳에 있다. 바로 수수료 인하경쟁 때문이다. 세종증권을 필두로 지난해 말부터 각 증권업체들은 사이버 증권을 이용하는 고객에게 수수료를 인하하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의 E트레이드·찰스스와프 등 위탁매매를 전문으로 하는 해외 사이버 증권사의 국내 진출을 앞두고 각 증권사는 앞다퉈 수수료를 인하하고 있다.

 국내 증권사들이나 금융업체들의 사이버 증권사 설립도 추진되고 있다. 골드뱅크가 수수료를 받지 않고 광고 등의 수입만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이버 증권회사를 설립하겠다고 밝혔으며 한글과컴퓨터 역시 사이버 증권업 진출을 선언해놓고 있는 상태. 이외에 중앙종합금융·나라종합금융·한국종합기술금융 등도 사이버 증권사 설립을 추진중이다.

 뿐만 아니라 LG그룹이 미국의 E트레이드사와 공동으로 사이버 증권사를 설립하기로 합의했고, 굿모닝증권이 찰스스와프와 공동으로 사이버 증권사 설립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신증권 역시 자본금 100억원 규모의 사이버 증권사를 개설키로 하고 미국의 사이버 증권사와 제휴계약을 추진중이다.

 이들 사이버 증권사가 설립되면 수수료 인하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는 한편 증권사들의 서비스와 업무도 더욱 다양해질 전망이다. 인터넷을 이용한 직접공모가 활성화되고 증권사 내에 이를 지원하는 전문부서가 신설되며 온라인 공모 전문 증권사가 탄생할 수도 있다. 또 증권발행을 희망하는 회사의 광고나 예비계획서를 투자자에게 제공하거나 인수받은 기업의 주식을 인터넷에서 투자자에게 직접 판매하는 업무도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주식매매 수수료만으로는 살 수 없게 된 각 증권사들은 증권상담은 물론 부동산·보험 등 다양한 재테크 전략을 제공하는 금융 포털서비스를 추진하고 있다.

 LG증권은 홈페이지(http://www.lgsec.co.kr/)에서 「재테크 코너」를 마련해 놓고 증권정보 외에 세무/회계, 채권/금융상품, 부동산/법률 등 다양한 분야의 재테크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부동산 정보서비스 업체인 네오넷과의 제휴를 통해 다양한 부동산 정보를 제공하고 초보 증권투자자들을 위해 「투자 길잡이」 코너를 개설, 재산증식의 여러 가지 방식과 투자시 유의할 점을 상세하게 안내하고 있다.

 교보증권(http://www.kyobotrade.co.kr/)은 설문 등을 통해 개인의 투자성향을 분석하고 그 결과에 맞게 포트폴리오 전략을 제시하는 「투자성향 진단과 자산배분」 코너를 운영하고 있다. 이 코너는 이용자들의 투자성향을 파악해 적절한 자산배분을 제시하는 서비스. 모두 8개 문항으로 구성된 자기진단서를 통해 이용자의 투자경험, 투자에 대한 지식, 투자위험에 대한 반응 등을 파악하고 이용자의 투자 목적에 맞는 자산배분 모형을 제시해준다. 교보증권은 앞으로 이 시스템을 보다 지능화해 고객의 사이버 상담사 역할을 하도록 할 계획이다.

 세종증권(http://www.cybertrading.co.kr/)도 자사에서 제공하는 증권정보 외에 다양한 분석자료를 제공한다는 방침 아래 여러 콘텐츠 제공업체들과 제휴를 추진하고 있다. 또 대형 시세판과 소파가 있는 영업점 대신 2, 3명의 직원이 상담서비스를 제공하는 소규모 사이버 영업점 설립을 강화할 계획이다. 세종증권은 현재 4개인 사이버 영업점을 오는 8월에는 17개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대신증권(http://www.daishin.co.kr)은 여러 종목에 대한 변수를 입력하면 투자자에게 맞는 종목을 추천해주는 「스톡아이」를 선보이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각종 지표를 활용해 주가가 움직이는 방향을 분석해 알려주고 일반 투자자도 기관투자가처럼 프로그램 매도나 프로그램 매수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펀드매니저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다양한 정보의 분석을 개인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것이 대신증권의 전략이다.

 굿모닝증권은 증권정보 외에 다양한 오락서비스도 함께 제공하고 있다. 굿모닝증권이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배포하는 스크린세이버를 설치하면 일일이 해당 사이트에 접속하지 않아도 증권시황과 증권뉴스를 실시간으로 볼 수 있고 바둑의 정석, 프로기사들의 명국 감상, 바둑퀴즈 등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이외에 삼성증권·현대증권 등도 서비스 내용을 증권분야에서 재테크로 넓혀 가고 있으며 서비스를 제공하는 수단도 컴퓨터 단말기는 물론 PDA·핸드폰·삐삐 등으로 다양화시키는 추세다.

 이처럼 인터넷시대에 적응하기 위한 증권사들의 노력은 증권업계의 판도를 크게 바꿔놓을 전망이다. 업무 영역을 종합금융업으로 넓혀 나가는 곳이 있는가 하면, 중소 증권사간 생존을 위한 합병도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또 도매금융이나 투자은행업무, M&A업무, 자산관리업무, 인수업무 등의 특정 부문에 영업을 특화시키는 전문 증권사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장윤옥기자 yo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