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증권시장의 활황세를 반영, 인터넷을 이용한 주식거래, 이른바 사이버 증권거래가 활기를 띠고 있다.
국내에 인터넷을 이용한 주식거래가 도입된 것은 지난 97년 중반으로 2년여에 불과하지만 현재는 거의 모든 증권사들이 온라인 주식거래 시스템을 구축해 놓고 고객들에게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거나 새로운 서비스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사이버 증권거래 규모가 놀라울 정도로 급증하고 있다.
국내 5대 증권사의 사이버 증권 거래규모가 지난 5월중 총 15조300억원으로 4월에 비해 44.2%나 증가했다고 하는데 이는 98년의 사이버 증권거래 규모가 총 17조원대였던 것과 비교하면 올 들어 폭발적인 증가임에 틀림없다.
또 최근엔 일부 증권사들이나 국내 대기업이 미국의 E트레이드사 및 찰스스왑 등 세계적인 사이버 증권사들과 공동으로 사이버 증권사를 설립하기로 합의했거나 이의 설립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앞으로 사이버 증권거래는 더욱 늘어날 것이며, 사이버 증권사 자체가 새로운 투자대상으로 관심의 대상이 될 것 같다.
미국의 경우 E트레이드사나 찰스스왑·피델리티·워터하우스 등이 이미 관심의 대상으로 부상했고 이 중 찰스스왑의 경우 주식의 시가총액이 세계적인 투자전문업체인 메릴린치보다 높은 400억 달러를 넘어설 만큼 성공을 거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더욱이 국내에서는 최근 증권거래법 시행령의 개정을 계기로 자본금 30억원 규모의 소규모 위탁매매 전문 증권사까지 등장할 전망인데 당장 내달중엔 10여개사가 설립될 것으로 보도됐다.
사이버 증권사는 특히 대형증권사에 비해 수수료가 파격적으로 싸다는 등의 이점이 있기 때문에 앞으로 온라인 증권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또 크게 보면 사이버 증권시대의 본격적인 전개는 앞으로 다양한 인터넷 서비스의 기술개발 등 인터넷산업의 획기적인 발전에도 기여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인터넷을 이용한 웹서비스·플러그인서비스·웹TV서비스·DCN서비스·무선주문단말기 「블루칩」서비스, 이동전화단말기·문자삐삐·팩스 등을 이용한 다양한 정보전달 서비스 기술의 개발이 가속화되는 등 인터넷산업의 활성화가 기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이버 증권사의 난립으로 예상되는 문제점도 적지 않다. 사이버 증권사의 가장 큰 경쟁력이라 하면 싼 수수료인데 지나친 수수료 인하 경쟁은 결국 서비스 부실로 이어질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현재 0.1%의 수수료는 더 이상 낮출 수 없는 수준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주장이다. 그런데도 벌써부터 수수료를 0.01%대로 내린 경우나 심지어는 수수료를 받지 않고 광고 등의 수입만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경우까지 등장하고 있어 이대로 가다간 사이버 증권사의 부실이 또 하나의 사회적인 문제로 등장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과다한 수수료 인하 경쟁은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구축하고 유지하는 비용을 충당하는 데 당장 차질을 초래할 것이다.
특히 최근 보안이나 시스템 안정성 등에 대한 고객의 요구가 높아지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이같은 서비스 제고를 위한 시스템 구축은 시급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이유로 사이버 증권의 천국이라고 할 미국에서도 사이버 트레이딩의 폭발적인 증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월스트리트 투자분석가들은 빠르고 안정적인 시스템, 저렴한 수수료, 다양한 정보의 3박자를 갖추지 못한 사이버 증권사들은 곧 문을 닫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데 국내에서도 이를 새겨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또 기존 증권회사에서 겪고 있는 문제지만 앞으로 거래가 폭증할 경우 일어날 수 있는 시스템 마비에 대한 대비책 등 서비스 질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미리부터 차분히 강구해야 한다.
각 증권사들이 안정적인 서비스를 위해 네트워크의 설계를 이중화하고 백업시스템을 갖추는 등 대책을 세우고 있지만 외국과 비교하면 아직도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특히 외국 업체의 상륙에 대비한 서비스 질의 제고는 무엇보다도 시급히 해결해 나가야 할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