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이 확산되면 될수록 네트워크사업 또한 이에 편승해 성장하기 마련입니다. 현대정보기술이 올해 주력사업으로 정한 네트워크 통합사업은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앞으로의 장기적인 비전을 고려한 것입니다.』
현대정보기술(HIT)이 네트워크 통합사업을 강화한다. 비주력사업 정리와 기아정보시스템의 인수를 계기로 「살릴가지」와 「칠 가지」를 나누면서 네트워크 통합사업은 거름과 물을 흠뻑 받았다. 타 SI업체에 비해 다소 열세였던 이 사업의 비전을 보고 집중투자를 결정하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이 회사는 NI(Network Integration)업계의 노하우를 가진 전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 김중규 이사를 NI사업팀장으로 영입했다. 경쟁업체의 선수(?)를 스카우트했다. 산업계의 라이벌이면서 특히 SI분야에서 열세를 면치 못하던 현대가 네트워크분야에서 재도전의 역량을 모으고 있는 것이다.
특히 삼성전자가 올초 네트워크 통합사업을 포기하고 개발에만 나서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후의 일이어서 현대정보기술 NI사업팀의 사업전개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그동안 NI업계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던 삼성전자가 사업을 분리하고 NI사업을 떨궈냄으로써 뒤를 이을 강자의 부상이 어느 업체인가에 대해 설왕설래하던 중에 HIT의 등장은 다소 뜻밖의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김 이사가 HIT로 자리를 옮기면서 사업전략으로 내세운 것은 유통사업 강화. 기술개발이 뒷받침 된다면 더욱 좋겠지만 국내 기술력을 감안해 먼저 체질개선을 시도하겠다는 것. 매출과 수익을 고려해 해외벤더와의 관계를 조율하고 그룹사의 안정적인 영업을 통해 일정수준의 매출을 유지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통해 올해 6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고 내년에는 1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는 『매출 2000억원이 될 때까지 매년 100%의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현재와 같은 네트워크 시장세를 유지한다면 2001년에 2000억원 목표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기술개발은 철저한 아웃소싱으로 나간다는 전략이다. 국내 네트워크 중소기업들의 기술력을 결집, 최대한 수용해 전략적인 제휴로 상생하겠다는 계획이다.
HIT의 네트워크 통합사업 강화 전략은 다분히 김 이사의 작품이라는 평이다. 네트워크 통합사업에 삼성이 직접적으로 손을 뗀 상태에서 김 이사가 인맥과 경험을 살려 NI시장 공략에 나설 경우 시장구도는 HIT쪽으로 쏠릴 것이라는 예측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시장점유율을 확대한다는 의도보다는 전체시장을 크게 해 매출과 순익을 유도하는 전략을 펼칠 계획』이라며 『해외벤더의 독주를 막을 대형 NI업체가 필요한 상황에서 그 몫을 HIT가 해내고 장기적으로 국산 기술개발을 유도하는 것이 목표』라고 김 이사는 강조했다.
<이경우기자 kw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