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등 정보기기 무선 연결기술 "블루투스" 실용화 눈앞

 휴대폰, 휴대정보단말기(PDA), 노트북PC, 디지털카메라, 휴대형 게임기, 휴대형 MP3, 시계 등 개인이 가지고 다니는 기기는 날로 늘어나고 있으나 아직까지 대부분이 독립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이들 기기를 무선으로 연결하면 퍼스널 에어리어 네트워크(PAN)를 형성해 휴대폰을 정보창구로 서로 콘텐츠를 주고받을 수 있게 된다.

 이러한 예는 사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단순한 구상에 지나지 않았으나 최근 갑자기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스웨덴의 에릭슨를 비롯해 미·일·유럽의 5개 업체가 주도적으로 표준화 활동을 추진해 온 근거리 무선데이터통신기술 「블루투스(Bluetooth)」가 실용화 단계에 들어섰기 때문이다.

 정식 사양인 「블루투스 버전 1.0」이 지난달 표준화 단체인 「블루투스 SIG(Special Interest Group)」 회원들에게 공개됐고 이달에는 SIG 홈페이지에도 게재된다.

 블루투스 1.0 대응기기의 제품화를 표명하는 업체는 날로 늘어나는 추세인데, SIG의 회원기업 수는 지난해 6월 결성이후 꾸준히 늘어 이미 800개 사를 넘어섰다. 이에 따라 올해 말부터 내년 초에 걸쳐 블루투스 1.0에 대응하는 휴대폰이나 노트북PC 등이 시장에 대거 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블루투스는 최대 데이터전송속도 1Mbps, 최대 전송거리 10m, 무면허로도 이용할 수 있는 2.4㎓의 ISM(Industrial Scientific Medical) 주파수대, 대역폭 1㎒의 채널을 79개 설정해 1초에 1600번 채널을 바꾸는 주파수호핑 방식의 스펙트럼확산 기술 등이 뼈대다.

 이 블루투스가 제조업체의 주목을 모으는 것은 보급의 관건인 송수신모듈의 저가격화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고주파 상보성금속산화막반도체(CMOS) 기술 등에 힘입어 지난해 에릭슨이 제시한 목표치 「5달러」도 실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분간 블루투스는 휴대폰과 노트북PC, PDA, 게임기 등을 연결하는 유선케이블을 무선화하는 용도로 사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는 휴대폰과 노트북PC, PDA, 게임기 등을 접속할 때는 전용의 PCMCIA카드/케이블 등이 필요했다. 그러나 블루투스를 사용하면 케이블을 가지고 다니거나 접속할 때의 번거로움이 없어진다. 휴대폰을 가방에 넣은 채 그 자리에 서서 PDA나 노트북PC의 디스플레이 아이콘을 클릭해 통신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같은 유선 교체가 어느 정도 자리잡은 후에는 접속기기(상대)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블루투스 송수신모듈의 제조비용이 낮아지면서 시계, 게임기, 디지털카메라 등 개인이 휴대하는 모든 기기에 송수신모듈이 탑재되는 것이다. 실제 SGI에는 시계 제조업체, 게임기 업체들도 다수 참가하고 있다.

 이 블루투스 대응기기는 휴대폰이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블루투스의 주도업체인 에릭슨과 핀란드의 노키아는 이미 적극적으로 자사의 휴대폰에 블루투스를 탑재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특히 이들 두 업체는 합계 40% 이상의 점유율로 세계 휴대폰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NTT도코모가 오는 2001년 개시할 예정인 광대역 코드분할다중접속(WCDMA) 서비스용 휴대폰에서 블루투스 채용을 검토하고 있다.

 휴대폰 쪽의 이같은 움직임에 호응, PC 및 주변기기 업체들도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IBM과 도시바의 경우 내년 1·4분기 블루투스 탑재 노트북PC를 내놓을 계획이다.

 PDA에서는 스리콤이 블루투스 대응기기를 내년 초 출하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제품형태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이 회사의 「팜파일럿」 시리즈에 블루투스를 탑재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트업체 못지않게 반도체 쪽도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블루투스 송수신모듈용 칩세트의 제품화에는 에릭슨이나 VLSI테크놀로지 등에 이어 후지쯔, 히타치제작소, 마쓰시타전기산업, 미쓰비시전기, 내셔널세미컨덕터, 텍사스인스트루먼츠 등도 참여를 표명하고 있다.

 이같은 대형 제조업체들의 잇단 참여와 휴대폰용 대규모 집적회로(LSI)와의 공통화·원칩화 등에 힘입어 당초 20∼30달러로 예상되던 송수신모듈 가격은 오는 2001년 5달러 정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같은 제품화 열기에 따라 블루투스 대응기기의 출하대수는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에릭슨, 인텔, 가트너그룹 등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오는 2002년 휴대폰에서는 2억5000만대, PCMCIA카드나 모뎀 등 주변기기에서는 1억5000만대가 블루투스 인터페이스를 탑재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기성기자 ks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