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 전자상거래의 세가지 관점

 인터넷 세상이 앞으로 우리 모두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놓을 것이라고 한다.

 인터넷을 십분 활용하지 못하는 개인·기업·국가는 주도권을 빼앗기는 것은 물론이고 생존과 번영을 박탈당할 것이라는 공공연한 협박 아래 오늘날 사회 전체가 불안에 빠져 미로 속의 생쥐와 같이 주변을 탐색하며 바삐 돌아다닌다.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인터넷 통신, 정확한 예측이 불가능한 폭발적인 전자상거래(EC)의 성장, 엄청난 주식시가 총액을 자랑하는 신생 인터넷기업들을 기가 죽어 쳐다보는 우리 일반인들은 도대체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이해조차 하기 어렵다.

 이런 현실 속에서 필자는 인터넷, 특히 그 중에서도 최근 각광받는 전자상거래에 대해 몇 가지 관점을 한번 피력해 보고자 한다.

 인터넷의 중요한 역할은 정보 생산 및 유통의 활성화를 통해 기존 사회경제 활동의 효율을 기하급수적으로 늘리는 것이다. 경제학적으로 보면 지금까지 거의 실현되지 못했던 「완전경쟁시장」의 중요한 전제조건인 「완전한 거래정보」가 인터넷으로 인해 가능하게 된 것이다.

 그 결과는 거래비용과 독점지대(Monopoly Rent)의 감소로 인한 소비자 후생 증가, 경제 전체의 효율 및 후생 증대 그리고 국가경제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졌다. 이제까지 없었던 인터넷 관련 직업이 새로 생기고, 전통적인 산업분야의 효율이 높아지면서 고용에도 동태적인 변화가 일어나게 되었다.

 더 정확해진 정보로 인해 실물을 생산하는 분야 또한 더 효율적이 되지 않으면 도태되기 때문에 실물부문의 경쟁력 강화도 촉진되었다. 최근 미국의 유례없는 장기간의 경제성장에는 정보부문의 이런 촉매작용이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는 데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필자가 강조하고 싶은 첫 번째 관점은 전자상거래에 있어서 가치있는 정보의 중요성이다.

 인터넷기업들이 제공해야 하는 정보의 조건으로는 우선 소비자들이 필요로 하는, 그래서 기꺼이 대가를 지불할 만한 양질의 정보가 있어야 하고, 둘째 정보가 어디에 있는지를 쉽게 알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셋째 정보를 편리하게 정리해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성공적인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의 공통점을 살펴보면 이러한 기본적인 「인간적 요소」를 반드시 갖추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정보의 가치는 판단하기 까다롭고 좋은 정보는 얻기 어려우므로 가치있고 편리하게 쓸 수 있는 정보에 대해서는 소비자들이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지불할 의향이 충분히 있다. 정보가 홍수처럼 늘어나는 오늘날 쓸모있는 정보의 상대적 가치는 더욱 높아지기만 할 것이다.

 두 번째 관점은 전자상거래 성장의 전제는 언제나 실물경제라는 점이다. 인터넷에서 실물을 만들 수는 없다. 상품과 서비스의 생산에는 물리적인 제조공정과 인간에 의한 육체적·정신적 노동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과거에 많은 폐단이 있었던 자석요 판매를 위한 피라미드 조직이 와해된 데에는 실물 상품인 자석요의 경쟁력이 형편없었던 데 그 근본적 이유가 있다. 팔리지 않을 형편없는 상품과 서비스는 전통적 방식이건 전자상거래 방식이건 마찬가지로 팔리지 않는다.

 세 번째 관점은 정확한 정보와 양질의 상품이 소비자에게 편리하고 효과적으로 전달돼야 한다는 점이다. 검색·주문·결제·배달 등의 절차가 불편해서는 전자상거래가 아무리 첨단이라 할지라도 소비자로부터 외면당할 수밖에 없다.

 최근 인터넷 서바이벌 게임(Internet Survival Game)에 참여한 분들이 국내 인터넷 사이트에 올려져 있는 상품들의 다양성과 품질 그리고 소비자가 불편하게 느낄 수밖에 없었던 주문절차 등에 관해 낮은 평가를 내린 데서 우리가 배울 수 있는 교훈은 많을 것이다.

<김한석 한국통신 경영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