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벤처기업 (224)

 한번 묻고, 단 한번의 대답을 듣고 고용을 결정하는 것은 정확성이 없을 수도 있지만, 내 경우는 그렇지 않았다. 처음에 판단한 것은 거의 틀림없이 정확한 것이었고, 그후에 나는 사람을 쓸 때도 여러 말을 하지 않고 한 가지 질문을 하고 그에 대한 대답으로 결정을 하곤 하였다. 그 대신 그 한 가지 질문이 모든 것을 파악할 수 있는 핵심이어야 하며, 대답 역시 핵심적이어야 했다.

 『그럼 같이 일해 봅시다. 이력서를 가져왔습니까?』

 그가 하얀 봉투 하나를 내밀었다. 그것을 열고 안에 들어 있는 종이를 꺼내 보았다. 하얀 종이에 타자 글씨가 있었다.

 『일부러 타자로 썼습니다. 그것은 제 글씨가 너무 못생겨서 그랬습니다. 제 실력은 그렇게 바보가 아닌데도 글씨가 바보 같아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가 있어서입니다.』

 『글씨가 바보 같다니 그런 글씨가 어떤 글씨인지 한번 보고 싶군요.』

 『바보 같다기보다 글씨체가 좀 마음에 들지 않아서요.』

 『어쨌든 좋습니다. 내일부터라도 나올 수 있습니까?』

 『네.』

 『올해 졸업한 것 같은데 군대 문제는 어떻게 되어 있나요?』

 한참 연구에 박차를 가할 때 그가 군에 입대해서 떠나면 곤란하기 때문에 물어보았다.

 『좀 불행한 일입니다만 눈이 나쁘고 몸이 비만해서 불합격 판정을 받았습니다. 군대 면제입니다.』

 『일부 사람들은 군대 안 가는 것을 행운이라고 생각하는데 안 간 것이 불행입니까?』

 『생각하기에 따라 불행하다고 볼 수 있지요.』

 『결혼은 했습니까?』

 『네.』

 결혼했느냐고 물은 것은 미혼일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건성으로 물어본 것인데 뜻밖에도 결혼을 했다는 것이었다.

 『그래요? 일찍 하였군요? 언제 했나요?』

 『두 해 전에 했지요. 학교 다니면서 말입니다.』

 『왜 그렇게 일찍 했나요?』

 『결혼을 일찍 했다는 이유가 결격 사유가 됩니까?』

 『그렇지는 않습니다. 그냥 궁금해서 물어 본 것이고, 그리고 사전에 양해를 얻을 일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