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부품업체의 전자거래

 인터넷이나 기타 전자적인 네트워크를 통해 전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제품을 구매 또는 판매하는 전자거래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과거 정부기관이나 연구소·기업 등 제한된 분야에서 활용되던 인터넷이 일반인에게 널리 퍼지면서 기업체들은 인트라넷이나 엑스트라넷을 구축, 정보를 유통하고 있다. 또 인터넷을 통한 홈쇼핑을 비롯, 전자거래는 하루가 다르게 그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이로 인해 개인은 양질의 제품을 저렴한 비용으로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됐으며, 기업으로서는 지리적인 한계를 극복, 더욱 넓은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게 됐다.

 결국 인터넷은 우리 사회의 산업·경제적인 패러다임을 변화시키는 것은 물론 사회·문화적인 양식을 송두리째 바꿀 것으로 예상돼 그야말로 「전방위 혁명」을 예고하고 있다.

 따라서 이제 전세계의 어떤 기업체든 전자거래 환경을 무시하고서는 살아남기 어려운 시대가 성큼 다가오고 있다. 이미 내로라하는 업체들은 이러한 환경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세계 유수의 기업들은 전자거래를 통해 양질의 부품을 싼 값에 아웃 소싱하고 또 물류 비용을 줄이면서 제품 판매에 나서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전자거래의 확산에 따라 전세계를 대상으로 무한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생각하고 자기의 약점을 보완하고 강점을 배가시키기 위해 업체간의 합종연횡도 서슴지 않고 있다.

 그런데도 우리나라의 부품업체들은 전자거래 환경 변화에 대체로 관심이 적은 것 같아 안타깝다.

 그룹 계열사나 규모가 아주 큰 부품업체들을 제외하고는 상당수의 부품업체들이 전자거래 환경에 소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고 한다. 이들은 기껏 자사 혹은 자사의 제품을 간단히 소개하는 홈페이지를 구축하는 것쯤으로 전자거래 시대에 대한 대응을 거의 마친 것처럼 생각한다는 것이다.

 조직·기술·자금력 부족으로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은 중소기업의 한계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그같은 약점 때문에 전자거래 환경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다면 결국 절멸하고만 공룡과 같은 신세를 면하기 어려울지도 모르겠다. 

 따라서 우리의 부품업체들은 이제부터라도 전자거래에 대한 적극적인 인식을 가지고 전자거래를 활용함으로써 비교우위에 설 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해야 하겠다.

 우선 우리 부품업체들은 전자거래 형태의 주류를 형성하고 있는 「기업과 기업」간의 거래 시스템을 서둘러 구축할 필요가 있다.

 협력업체나 수요처인 기업과 정보를 신속 정확하게 교류함으로써 컨센서스를 도출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사가 지니고 있는 제품이나 기술에 대한 정보를 데이터베이스화해 교류함으로써 물류·유통에 따른 비용과 시간을 줄여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

 「기업 대 개인」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전자거래 시스템을 적절히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개인의 요구는 곧 최종 소비자의 요구이자 시장의 요구이기 때문에 이를 간과해서는 안된다.

 이를 위해서는 효율적인 조직과 전산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이 시급하다. 수직조직보다는 수평조직을 통해 개인이나 시장의 요구에 순발력 있게 대응해야 하겠다.

 전자거래 시대에 있어서 데이터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기업의 중요한 재산이다. 모든 정보를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데이터베이스화해 관리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는 것도 빼놓지 말아야 할 점이다.

 기업체가 다른 기업체와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느냐의 여부는 다른 기업과 차별화되는 고유의 영역이나 배타적인 지위를 확보할 수 있는 핵심역량의 유무에 의해 가름된다. 우리의 부품업체들도 핵심역량을 배양함으로써 전자거래 시대에 승자가 될 수 있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