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지바 "인터옵트 99" 이모저모

 「플라스틱광파이버(POF)는 석영유리를 사용하는 광파이버에 비해 가격은 싸지만 전송성능은 훨씬 뒤진다.」 이것이 지금까지의 상식이었다. 그런데 최근 일본 지바의 마쿠하리 국제전시장에서 열린 광기술 관련 전시회 「인터옵트 99」는 이러한 상식을 뒤집어 놓았다.

 석영유리제 광파이버와 마찬가지로 고속전송이 가능한 POF들이 등장한 것이다.

 그 중 특히 주목을 끈 것은 아사히초자가 선보인 POF 「루시나(Lucina)」. 코어(중심부) 재료에 종래 일반적으로 사용돼 온 아크릴계열 수지가 아닌 불소계열 수지를 사용하고, 그 중심부의 굴절률 분포 방식으로 GI(Gragded Index)형을 채용해 전송성능을 크게 향상시켰다.

 전시장에서는 미국의 루슨트 테크놀로지스와 공동으로 초당 10Gb의 데이터를 100m 전송하는 실험을 실시했다. 이것은 초당 3Gb의 데이터를 1㎞ 전송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종래 이 정도의 전송성능은 석영유리제의 경우라도 다(多)모드 광파이버에서 실현하기 어렵고, 단(單)모드 광파이버를 사용해야만 가능했다.

 아사히초자의 루시나는 또 부설비용도 다모드 광파이버보다 낮게 할 수 있다. 때문에 아사히초자측은 「POF가 석영유리제 광파이버를 빠른 속도로 대체해 나갈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아사히초자는 이 루시나를 올 연말부터 샘플출하하고, 내년 초쯤에는 본격 출하에 나설 예정이다.

 우선은 LAN 시장에서 실적을 올릴 계획이지만 궁극적으로 대용량 데이터 입출력 규격 「IEEE1394」를 사용하는 가정용 네트워크 시장에 진출하는 것이 목표다. 실제로 이번 전시에서도 가정용 네트워크를 의식해 IEEE1394 데이터를 전송하는 실험도 병행했다.

 또 루시나를 IEEE1394의 고속, 장거리용 규격인 「P1394b」의 전송매체로서 1394TA(Trade Association)에 제안할 계획도 있다.

 아크릴계열 수지를 사용하는 POF에서도 석영유리제 광파이버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전송성능이 크게 향상된 제품이 이번 전시회에서 선보였다. 미쓰비시레이온이 전시한 데이터 전송속도 500Mbps의 「Eska­Miu」가 그것으로 불소계열 수지를 사용하는 POF보다도 저가로 제조할 수 있는 이점을 무기로 IEEE1394를 사용하는 가정용 네트워크 시장 이외 차량용 LAN 시장 등의 수요도 잠식해 나갈 계획이다.

 미쓰비시레이온 제품 역시 전송속도를 향상시킬 수 있는 것은 중심부 굴절률 분포 방식을 GI형에 가까운 구조로 개조했기 때문이다. 미쓰비시레이온측은 이를 「멀티스텝구조」라고 부른다.

 전시장에서는 250Mbps의 전송속도에서 50m의 거리를 전송하는 실험을 실시했다. 그러나 500Mbps의 전송실험은 없었는데, 『이에 대응하는 광트랜시버가 입수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미쓰비시레이온측은 그 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이번 인터옵트99 전시회에서는 IEEE1394를 사용하는 가정용 네트워크와 관련해서 전송매체 이외에 가전기기용으로 소형화를 꾀한 광커넥터의 전시도 주목을 끌었다. 전시된 소형 광커넥터는 SMI(Small Multimedia Interface)형과 미니 잭(Jack)형이다.

 SMI형 제품은 도시바와 소니 등이 출품했다. 도시바가 선보인 것은 SMI형 광커넥터에 대응한 POF용 광트랜시버 모듈이다. 최대 전송속도는 125Mbps에 대응한다. 그러나 전송거리는 20m로 P1394b에서 규정하고 있는 50m보다 훨씬 짧다. 이와 관련, 도시바측은 『소형 광트랜시버로 전송거리를 늘리면 방열(防熱)대책이나 신호간섭 등이 문제가 되고,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사용자의 80%는 10∼20m에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돼 이번에 전송거리를 20m로 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소니는 전시장에서 IEEE1394 데이터를 SMI형 광커넥터를 사용해 전송하는 실험을 실시했다. PC나 디지털 방식의 캠코더에 접속돼 있는 장치를 POF로 연결해 영상데이터를 주고받는 실험인데, 전송거리는 100m, 전송속도는 대략 100Mbps이다. 이 회사는 내년 미국에서 가정의 네트워크용 전송기기를 판매할 예정인데, 그 제품에 SMI형을 채용할 계획이다.

 미니 잭형 광커넥터를 전시한 곳은 샤프. 이와 관련, 샤프측은 『캠코더 등에서는 SMI형도 너무 크기 때문에 미니디스크(MD) 리코더 등에 사용하고 있는 미니 잭형을 IEEE1394에 적용하는 방안을 모색하게 됐다』고 설명하고 있다. 전시회 실험에서는 단선의 POF를 사용해 IEEEE1394 데이터를 전송했다.

<신기성기자 ks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