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소프트웨어 업체들의 중국시장 진출이 수월해질 전망이다.
정보통신부가 중국 소프트웨어 시장의 국내 업계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현지에 비즈니스지원실을 설치하고 기술 및 인적자원의 교류를 확대하는 동시에 대외경제협력기금(EDCF)까지 동원하는 다각적인 대책마련에 나섰기 때문이다.
그동안 중국의 소프트웨어 시장은 전사적자원관리(ERP)·지리정보시스템(GIS)·인터넷·전자상거래(EC) 등의 보급·확산에 힘입어 급속히 성장하고 있는데다 앞으로의 시장잠재력 역시 매우 큰데도 불구하고 국내 소프트웨어 업체들의 현지 진출은 거의 이루어지지 못한 상태였다.
특히 중국의 인터넷 이용인구는 지난해 600만명에서 2000년에는 1000만명, 2005년에는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고, 컴퓨터기기의 소비시장은 현재 190억 달러로 아·태지역 PC시장의 4분의 1을 차지하며 오는 2003년에는 23.6%의 성장이 예상되는 등 세계 주요 잠재시장으로 손꼽히고 있다.
이 때문에 주요 선진국들은 중국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자국 업체들의 현지 진출을 유도하는가 하면 현지인력과 공동 기술개발 사업에 나서는 동시에 자국기업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다각적이며 적극적인 대정부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이번에 정통부가 국내 업체의 중국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베이징에 비즈니스지원실을 개설하고 국내 업체의 중국 시스템통합(SI)사업 수주를 겨냥, 재정경제부와 협의해 대외경제협력기금까지 지원하겠다는 것은 협소한 국내 소프트웨어 시장의 한계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관련업체들로선 매우 환영할 만한 조치다.
특히 국내 소프트웨어 업체가 베이징에서 종합전시회를 개최할 경우 소요 경비의 50%를 지원하고 중국시장 정보에 밝은 마케팅인력 확보 차원에서 조선족 등을 활용해 기술 및 인적 교류를 늘려나가면서 중국 업체와의 합작회사 설립을 적극 지원하기로 한 것은 국내 업체의 사업 무대를 세계로 끌어낸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정통부는 10여개 업체가 고정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규모로 베이징 비즈니스지원실을 신설하고 현지 입찰정보, 마케팅 관련정보 등을 체계적으로 수집토록 한다는 방침이다.
정통부는 이를 위해 정보통신정책국장을 비롯해 소프트웨어협회·업체 관계자 등 모두 24명으로 구성된 시장조사단을 17일 현지에 파견, 앞으로 양국간의 전반적인 소프트웨어 협력 방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어서 그 성과가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중국시장이 우리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만만한 시장이 아니라는 점을 결코 간과해서는 안된다. 이미 중국에 진출한 국내 제조업체들 가운데 현지에서 이윤을 남기는 기업이 2%도 채 안된다는 분석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와 관련해 이미 중국에 진출한 한 국내 기업 책임자는 중국에 대해 『되는 것도 없고, 안되는 것도 없는 나라』라고 일침을 가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기술이나 마케팅 능력보다는 현지 관료들과의 밀월관계가 더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뒷돈거래 없이는 사업을 하기가 매우 힘들다는 뜻이다.
따라서 아직까지 불투명한 규제환경 등 현지 사정을 적극 고려하지 않은 채 중국 시장이 넓다고 해서 무작정 뛰어들 경우 실패할 가능성도 그만큼 높다는 것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여기에 자본주의 경쟁의식이 부족한 현지 인력을 어떻게 생산성이 높은 고급인력으로 만들어 협력사업을 할 것인지는 앞으로 소프트웨어 업계가 떠안아야 하는 고민거리가 아닐 수 없다.
정부 당국이 이번 국내 소프트웨어 업체들의 중국진출 지원을 성공리에 추진하려면 비즈니스지원실 개설 등과 병행해 국내 기업이 현지에서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이에 대한 적극적인 대처방안을 함께 수립해야 한다.
또 대외경제협력기금을 지원할 때는 국내 기업이 프로젝트를 수행한다는 조건 외에 중국 기업과 같은 대우를 받게 한다는 내용의 단서도 받아내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현지에 진출하려는 소프트웨어 업체들은 조선족에 대한 처우 등을 개선해 우리에게 가장 협조해줄 동포의식을 심어주는 작업도 게을리해서는 안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