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와 아메리카온라인(AOL)간의 인스턴트 메시징 소프트웨어(SW) 경쟁이 흥미롭게 전개되고 있다.
인스턴트 메시징 SW는 실시간 대화에 한계가 있는 전자우편기능을 극복, 인터넷 접속여부를 알려주거나 넷상에서 메시지를 실시간으로 송수신할 수 있게끔 한다.
최근 들어 인스턴트 메시징 SW는 기업내 업무에 활용되는 빈도가 늘어나고 있어 비즈니스에 필요한 기능이 대거 부가되고 있는 추세다.
포털서비스업체들은 현재 무료 전자우편 서비스와 함께 대화방·일대일 채팅·다자간 대화 등 다양한 기능을 추가한 인스턴트 메시징SW를 제공, 포털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포털업체의 주요한 서비스로 부각되고 있는 인스턴트 메시징의 선두주자는 AOL.
AOL은 지난해 6월 인스턴트 메시징 SW 개발업체 미라빌리스를 인수, 이를 기반으로 가입자를 지속적으로 늘려 왔다. AOL의 인스턴트 메시징 SW인 「AOL 인스턴트 메신저(AIM)」는 현재 시장점유율 1위로 4300만명이 이를 활용하고 있다.
이에 맞서 MS는 지난달 인스턴트 메시징 SW 「MSN 메신저」를 발표, AOL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MS는 MS 메신저가 익스플로러·아웃룩익스프레스·넷미팅 등 자사의 인터넷 SW와 호환해 활용할 수 있다고 밝혀 AOL의 AIM에 비해 확장성에서 뛰어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MS는 자사 SW의 상용화를 위해서는 현재 가장 많이 활용되는 AIM과의 호환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보고 MSN 메신저와 AIM를 호환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MS의 MSN 메신저 발표 직후 AOL은 가입자의 정보보호를 이유로 AIM을 폐쇄적으로 운용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실제로 AOL은 자사 AIM 가입자의 통신프로토콜을 변경, MSN 메신저 가입자들이 AIM 가입자와의 연결을 시도할 경우 패스워드 및 로그인 에러 메시지가 발생케 만들어 접속을 차단했다.
MS는 이같은 조치가 인스턴트 메시징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AOL의 독점적인 지위를 이용한 처사라고 주장했다. MS는 그 이유로 AOL이 야후가 최근 업데이트한 「야후 메신저」 베타버전도 AIM 가입자와 통신할 수 없도록 한 점을 예로 들었다.
AOL은 자사 고객서비스 차원에서 이같은 조치를 취했다며 MS의 주장을 반박했다. AOL의 앤 브랙빌 대변인은 『AOL의 접속차단은 비단 MS와 야후에 국한된 것만은 아니다』라고 주장하고 『과거에도 AOL은 가입자의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스팸메일, 해커, 패스워드 도난방지 등에 주력해 왔다』고 밝혔다. 그는 『이같은 조치는 고객 정보보호를 위해 취해진 결과』라고 말했다.
이처럼 양보할 수 없는 MS와 AOL간의 인스턴트 메시징 경쟁은 점차 인터넷·SW 업체로 확산되고 있는 양상이다.
MS는 AOL의 독점을 타파하기 위해서는 인스턴트 메시징 SW가 브라우저와 같이 개방형으로 전환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MS는 이를 위해 인포식·트리벌 보이스·피플링크 등 주요 인터넷업체와 함께 개방형 인스턴트 메시징 SW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AOL은 주요 업체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AIM을 인스턴트 메시징 표준으로 만들어 MS의 도전을 잠재운다는 전략이다.
AOL이 가장 먼저 손잡은 업체는 애플컴퓨터. AOL은 매킨토시 이용자들의 인터넷 활용폭을 넓히려는 애플을 선택, 매킨토시 환경에서 운영되는 AOL의 인스턴트 메시징 SW를 개발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AOL은 애플과 발표한 직후 주노 및 어스링크 네트워크, 마인드스프링 엔터프라이즈 등 주요 인터넷서비스제공자(ISP)와 제휴, 이들 업체의 가입자가 AOL의 AIM을 활용하는데 합의했다.
최근에는 MS와 디렉터리 SW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는 노벨과도 전략적으로 제휴, AOL의 인스턴트 메시징 SW와 노벨의 디렉터리 SW간의 호환성 강화에 협력키로 했다.
지난 96년 MS는 넷스케이프와 브라우저 경쟁을 통해 넷스케이프를 산산조각 나게 만들어 버렸다. 당시 MS는 넷스케이프가 독점적인 지위를 이용해 브라우저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자사 브라우저를 무료로 보급, 넷스케이프에 치명타를 입혔다. 3년이 지난 지금, 넷스케이프를 인수한 AOL이 인스턴트 메시징 SW시장에서 넷스케이프의 복수를 대신할지 아니면 MS가 다시금 이 시장을 접수할지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혁준기자 hjjo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