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IMT2000 사업자 3개로 제한.. 국내 정책 영향 미칠듯

 내년말 사업자 선정이 예고된 IMT2000을 계기로 국내 유무선사업자들의 구조조정이 완결될 것이라는 분석이 유력한 가운데 우리와 사정이 비슷한 일본에서 먼저 사업자 통합바람이 불고 있어 국내 업계가 타산지석으로 삼기 위한 흐름 파악에 골몰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오는 2001년 IMT2000 상용화를 이미 천명했고 사업면허는 3개로 제한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현재 일본내에서 이동전화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는 모두 6개. 표면적으로도 6개의 사업자가 3개로 줄어들게 된다.

 사업자 가운데 둘 중의 하나는 IMT2000사업에 나설 수 없고 이 경우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도태된다는 인식을 하고 있기 때문에 「살아남기 위한」 후발사업자들의 몸집불리기 또는 지분 인수에 의한 통합바람이 불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 5개 이동전화사업자가 서비스중이고 IMT2000 면허는 3, 4개 사업자에만 돌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한국보다 시장 규모가 훨씬 큰 일본이 사업자수를 3개로 제한하려 하고 있고 이를 관철하기 위한 논리가 사업자 모두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준다는 것이어서 한국정부나 업계가 남의 일로 외면할 수만은 없는 처지다.

 일본과 한국이 다른 점은 일본의 경우 전국사업자는 NTT도코모뿐이라는 것이다. 한국은 5개사 모두 전국사업자다. 비슷한 점은 점유율 50%에 가까운 시장지배적 사업자와 여타 후발주자로 시장이 나뉜다는 것이다. NTT도코모는 2500만명 이상의 가입자를 확보, 일본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SK텔레콤은 800만명에 육박하는 우월적 사업자다.

 이 때문에 양국 모두 NTT도코모와 SK텔레콤은 IMT2000사업권 획득을 당연시하고 있고 후발주자들은 이합집산으로 부산하다.

 일본에서는 재팬텔레컴이 이동전화사업자로는 중소기업에 해당하는 디지털TU­KA의 인수 합병을 겨냥, 이 회사의 대주주인 닛산자동차와 협상을 벌이고 있고 여기에는 DDI도 뛰어들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고 있다.

 NTT도코모를 제외한 후발주자들의 몸집불리기는 전국 네트워크 구축에 도움이 되고 막대한 신규 투자비 절감, 단말기 개발 용이성 등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일본에서는 3개의 IMT2000사업자 가운데 NTT도코모와 BT·보다폰 등이 망라된 재팬텔레컴이 두자리를 차지하고 나머지 하나는 DDI와 도요타자동차 계열사인 IDO 컨소시엄이 유력한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런 시나리오는 한국 이동전화시장의 구조조정 전망과 궤를 같이한다. 한국에서는 3개 사업자를 가정할 때 SK텔레콤과 한국통신(한국통신프리텔 포함), LG컨소시엄(데이콤·하나로통신·LG텔레콤)이 유력주자로 떠오르고 있다.

 사업자수가 4개로 늘어난다면 비사업자군, 예컨대 삼성이나 현대가 주요주주이면서 기존 후발통신사업자가 연합하는 컨소시엄에 한자리가 돌아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IMT2000사업자 선정은 정부의 고유권한이지만 이 프로젝트가 전세계 규모로 진행된다는 점에서 우리와 통신시장 환경이 유사한 일본이나 영국의 사례는 어떤 식으로든 정책결정 과정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택기자 ety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