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 "함박"-직판조직으로 분사 에스넷 "웃음"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와 그 직판조직이었다가 올초 분사한 에스넷이 모처럼 함께 웃었다. 상반기 집계 결과 양사 모두 의미있는 실적을 거뒀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의 올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2배 이상 증가한 100억원을 달성했다. 특히 이 수치는 케이블모뎀이나 디지털가입자회선(DSL) 매출, 그리고 ATM교환기 수출을 제외한 순수 LAN장비 매출로 국내 네트워크 장비 업체 중에서는 가장 많은 액수다.

 분사한 에스넷의 매출실적도 상반기 230억원을 기록, 경영계획을 초과 달성했다.

 삼성전자가 올초 직판조직을 떼어내고 자사 제품만으로 네트워크사업을 꾸려가는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했을 당시만 해도 대내외적으로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않았던 것이 사실. 일정규모 이상되어야 사업을 꾸려갈 수 있는 대기업 체질상 이것이 가능하겠느냐는 주위의 우려도 있었다.

 삼성전자 한 관계자는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단행되자 처음에는 미래에 대한 불안도 적지않았지만 한번 해보자는 오기가 생겨났다』며 『경쟁력 없는 제품은 과감히 정리하고 특정제품에 초점을 맞추는 전략이 주효한 것 같다』고 밝혔다.

 삼성은 하반기에는 상반기보다 2배 이상 늘어난 200억원의 매출을 달성, 총 30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이럴 경우 총 700억원으로 예상되는 국산 네트워크 장비 시장에서 약 43%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게 된다.

 비록 삼성이 90년대 중반, 전성기를 구가할 때의 1000억원대 매출에는 크게 못미치지만 순수 자체 장비 매출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않다.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 이기순 이사는 『네트워크사업에 관해서는 삼성이라는 거대한 조직의 일원이기보다는 올해 사업을 시작한 벤처업체라는 각오를 갖고 있다』며 『그동안 수입에 앞장서온 대기업이라는 이미지에서 이제는 국산장비 개발을 촉진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고 밝혔다. 덩치 불리기에 급급하기보다는 실속을 챙기겠다는 삼성의 배수진이 결실을 거둘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