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벤처기업 (238)

 여자들은 한결같이 아름다웠는데 몸매뿐만 아니라 얼굴도 예뻤다. 이상한 짓을 하는데도 추한 느낌이 들지 않았다. 그것은 아마 얼굴에 화장을 전혀 하지 않았고, 한결같이 앳된 모습 때문일 것이다. 미성년자들이 아닐까 여겨질 만큼 앳돼 보였으나 그것을 알 도리는 없다. 그녀들이 춤을 출 때는 온갖 정성을 다해서 추었고, 온몸에 땀을 흠뻑 흘렸다. 그때 옷을 모두 벗고 춤을 추던 한 여자가 무대 아래로 내려와서 나에게 걸어왔다. 나는 당황하면서, 가능하다면 피하고 싶었으나 이미 그럴 수 없게 되었다. 여자를 따라 조명이 나에게 비쳐졌다.

 『왜 이러지요?』

 나는 다급한 목소리로 후쿠오카에게 구원을 요청했다.

 『그냥 하라는 대로 하시고 천엔 정도만 집어주십시오.』

 여자는 나에게 미소를 지으면서 자신의 젖을 만져 달라고 속삭였다. 아주 나직하게 말하면서 젖가슴을 내밀었다. 그렇지만 내 손이 불쑥 나가지 못했다. 사람들의 시선이 모두 나에게 쏠렸다. 그렇지만 조명이 나에게 밝게 비쳐서 사람들의 시선을 느낄 수는 없었다. 정신이 없어 멍하니 앉아 있는데 여자가 이번에는 영어로 말했다.

 『제발, 나의 가슴을 만져주세요.』

 그러면서 가슴을 불쑥 내밀었는데, 조명에 비친 그녀의 젖이 무척 컸다. 그것은 마치 풍선이 부풀어 오른 것같이 탱탱했고, 실핏줄이 거미줄처럼 얽혀 있는 것이 표피 사이로 선명하게 드러났다. 돌출한 꼭지는 포도처럼 검붉었다. 후쿠오카가 나의 허리를 건드리면서 말했다.

 『거절해도 예의에 어긋납니다. 만져 주세요. 돈은 제가 내겠습니다.』

 나는 돈을 주기 싫어 만지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다만 그러한 일에 익숙지 못해서 당황을 했을 뿐이었다. 나는 용기를 내서 여자의 젖을 잡았다. 그때 잡히는 감촉은 이제까지 내가 경험하지 못한 뭉클함이었다. 그것은 무엇이라고 표현하기 어려운 색다른 감촉이었다. 나도 모르게 힘껏 잡았는데, 그러자 여자가 몸을 오그리면서 강한 충격을 받는 표정을 지었다. 유방을 잡힌 여자가 일부러 그랬는지, 아니면 사실인지 흥분을 하며 몸을 꺾었다. 그 순간 나는 욕정을 느꼈다. 나는 얼른 손을 놓았다. 지켜보던 관객들의 입에서 탄성이 흘렀다.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데 나도 한몫을 한 것을 알았다. 기분이 나빴지만, 어차피 지나간 일이었고, 나는 주머니에서 돈을 꺼내 여자에게 주었다. 여자가 고맙다고 하고 그것을 받고 물러갔다. 참 돈을 버는 방법도 여러 가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유방 만지게 하고 돈 받아 가는 것도 벤처기업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