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킬러 애플리케이션 (43);킬러앱설계 (8)

 가상공간 해체는 이제 유행이 됐다. 증권 브로커인 찰스 슈왑은 자사의 인터넷 고객들에게 다양한 소프트웨어 도구와 함께 20%의 커미션 할인을 제공하고 있다. 「뉴욕타임스」 「새너제이 머큐리」 및 여타 매체들은 매일매일 그들의 신문 전체를 온라인으로 발행하고 대부분의 콘텐츠를 무료 제공하고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인쇄판 독자들이 150달러를 내고도 얻지 못하는 많은 서비스를 포함, 1년에 49달러를 받고 자사의 온라인 판에 무한정 액세스할 수 있는 권한을 제공하고 있다. 최고의 경영컨설팅 업체인 언스트&영조차도 「어니(Ernie)」라고 하는 웹 기반의 질문­응답 서비스를 1년에 6000달러에 제공하고 있는데 이 정도 가격은 이 회사의 파트너들을 창백하게 만들 수 있는 수준이다.

 이들 회사가 모두 정신이 나간 것인가. 이러한 정보 비중이 높은 상품과 서비스들을 낮은 가격에 혹은 무료로 제공할 수 있는 것은 분명하다. 이는 가상공간에서의 생산 및 판매의 비용이 대단히 극적으로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 신문들은 인쇄해서 배달할 필요가 없고, 온라인 브로커업체의 고객들은 물리적인 사무실의 오버헤드가 필요 없으며, 비행기를 타지 않고도 고객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컨설턴트들은 매우 줄어든 가격에도 이러한 일들을 수행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의 고객과 시장은 어떻게 되는가. 그들을 왜 새롭고도 가격이 저렴한 판매 및 유통채널로 즉각 전환하지 않고 우리의 현재의 자산을 좌초시키고 또한 실제로 우리들 자신의 성공으로 우리들을 파괴하고 있는 것인가.

 이에 대한 대답 중 하나는 잔인한 만행으로 보이는 것이 결코 그러한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어니는 언스트&영 컨설팅 팀의 온사이트 서비스를 위한 하나의 대체물이 아니라 이 회사가 고객과 업계 전문지식으로 구축된 자사의 지식기반을 가속화할 수 있는 보다 훌륭한 방법이다. 어니는 신규고객을 위한 값싼 진입점이 될 수도 있다. 이들 고객은 그들이 성공을 거둠에 따라 이 컨설팅 회사의 더욱 높은 가격의 서비스에 적응하도록 훈련을 받게 되는 셈이다. 많은 온라인 신문들과 웹 기반의 정보제공업체들도 마찬가지로 각자의 인쇄 비즈니스와 경쟁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새너제이 머큐리는 「베이 에어리어」 지역 바깥의 구독자는 거의 없다. 따라서 자사의 뉴스를 웹을 통해 매우 인하된 가격에 제공하는 일은 주로 새로운 제품을 새로운 고객기반에 판매하는 행위다.

 그렇지만 이러한 예 가운데 일부는 실제로 상호 파괴적이다. 월스트리트 저널과 뉴욕 타임스는 전국 대상의 신문으로 그들의 인상적인 온라인 상품 때문에 자사 인쇄신문의 판매를 제한할 수도 있다. 「댈러스 모닝 뉴스」는 최근 인쇄신문이 발간되기 몇 시간 전에 오클라호마시 폭탄테러범인 티모시 맥베이의 자백에 관한 이야기를 자사의 웹 사이트에 직접 게재함으로써 실제로 직접 특종을 한 적이 있다. 만약 찰스 슈왑과 여타 소매 제품 및 서비스 업체들이 자신들의 온라인 전략에서 성공한다면 그들은 그들 자신의 물리적 비즈니스를 실제 위협하게 될 것이다.

 이들 조직이 금기를 타파하고 있는 데는 하나의 분명한 이유가 있다. 만일 그들이 하지 않는다면 다른 누군가가 할 것이기 때문이다. 슈왑은 신생 경쟁업체로 가상공간에서만 영업하고 있는 이트레이드(E*Trade)가 이미 그렇게 하고 있기 때문에 웹을 통해 가격을 낮출 수밖에 없었다. 휴렛패커드도 최근 10억달러대에 달하는 자사의 프린터용품 비즈니스를 키우기 위해 디지털카메라에 대한 자체 판촉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그렇게 함으로써 디지털 시장을 자신들의 속도로 개발하기를 희망하고 있는 코닥과 같은 기업들에 압력을 추가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만행을 통해 우리는 가상공간에서 활용할 수 있는 여타 정보자산의 아직 실현되지 않은 능력에 대비해 현 채널의 현재가에 대한 균형을 맞출 필요가 있다는 사실을 이해할 수 있다. 이들 중 최고의 것이 상표다. 새로운 경쟁업체들은 처음부터 브랜드 이미지 구축에 나서야 한다. 그러나 당신은 이미 당신의 조직이 연상시키는 신용과 선의를 가지고 새로운 디지털 시장에 곧바로 뛰어들 수 있다. 시장 해체는 낡은 채널은 자체적으로 곧 성숙단계에 진입하거나 사라질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만든다. 그러나 그러한 목적을 향해 서두르는 발걸음을 내디딤으로써 당신은 그 새로운 채널에 조기에 진입할 수 있다. 해체는 가상공간에서 그들에게 경쟁우위를 제공할 정보자산인 상표를 유지한 채 진행된다. 그러나 그것도 상표가 적절히 사용될 경우에만 그렇다.

 상표는 또한 현명하게 사용되어야 한다. 시장해체가 상표 그 자체를 해체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상표는 오히려 성스럽게 유지돼야 한다. 투자은행인 「함브레크트&퀴스트(H&Q)」는 자사의 중개인이 없는 전자사업부를 발족시킬 때 이러한 원리를 어겼다. 이 사업부의 목표는 이 은행이 중요한 대규모 물량의 기관고객들에게 제공하는 것과 동일한 가격에 소비자들에게 금융 상품들을 판매하는 것이었다. 이 회사의 CEO인 도널드 H 케이스 3세에 따르면 H&Q는 가상공간의 절감된 운영비용과 더욱 높아진 전반적인 물량을 통해 더욱 작은 트랜잭션의 비용을 보충할 수 있다. 케이스 씨는 이 서비스를 발족하면서 『우리는 전자금융서비스 분야의 프라이스 클럽이 될 것』이라고 야심을 밝혔다. 기관 고객들은 이 회사의 서비스에 개인들과 동일한 가격을 지불하는 데 그렇게 강력하게 반대하지 않을지도 몰랐다(왜냐하면 기관 역시 더 높은 개인적 관심과 커스텀화한 상품을 제공받을 수 있을 것으로 여겼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신들의 명성 높은 파트너가 값싼 소매업체로 자신의 위치를 재정립하는 데는 당연히 반대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