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빗나간 인터넷 회원수 확보 경쟁

 일부 인터넷서비스 업체들이 회원 확보를 위한 판촉활동의 일환으로 음란물까지 제공하고 있다는 것은 충격적이다.

 최근 홈페이지를 보면 「좋은 자료가 무궁무진하다」는 선전과 함께 「포르노 사진」 「각종 포르노 동영상」 「리얼 포르노 동영상」 「추천 포르노 사진방」 「성인 만화」 「야설」 등 척 보기에도 내용이 뻔한 음란물들을 보여주면서 청소년들을 특정 사이트의 회원에 가입하게끔 유혹하는 사례가 부쩍 늘고 있다.

 특히 일부 인터넷사업자들은 단골고객을 추천한 네티즌들에게 별도의 보상금을 주는 이른바 보상금제까지 실시, 결과적으로 이를 부채질하고 있으며 보상금에 현혹된 일부 네티즌들은 친척이나 친구들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등을 도용해 회원으로 등록해 놓고 추천점수를 올리는가 하면, 인터넷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까지 고객으로 추천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하는데 이는 결코 간과해서는 안될 중대한 문제임에 틀림없다.

 현재 시중에 인터넷 회원가입 목적의 「주민등록번호 생성기」란 프로그램까지 등장했다는 것은 일부 인터넷사업자들의 지나친 회원가입 유치경쟁이 어느 정도 심각하고 허구적인 것인가를 단적으로 설명해주는 사례라 할 것이다. 주민등록번호 생성기에서 만들어진 가짜 주민등록번호가 시중에서 공공연히 사용될 경우 이로 인한 사회적 혼란과 피해는 엄청나게 클 것이다.

 또 이같은 방식의 회원모집은 가짜 회원의 양산을 초래하면서 결국 개인정보의 유출과 인터넷서비스의 이미지 실추, 음란물 유통의 확산 등 많은 부작용을 초래한다.

 최근에는 인터넷쇼핑몰 사업이 각광을 받으면서 인터넷쇼핑몰 업체의 음란물 판매나 도박 등 불법행위가 문제된 바 있지만 인터넷을 통한 이같은 음란물의 대량 생산 및 유포 행위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정부당국에서도 음란물 사범을 단속하고 있지만 이들은 대개 가명 또는 도용한 ID로 활동하고 있고 외국 서버를 이용하는 등의 수법으로 수사기관의 추적을 따돌리고 있어 효과적인 단속이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또 사이버 공간의 음란물 유통을 막기 위해 최근 국내 컴퓨터통신 업체들을 중심으로 컴퓨터통신 실명제를 실시하고 하지만 이 제도의 시행만으로 「익명성」에 기인하는 사이버 범죄를 근절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음란물 사범의 추적을 위해 각 컴퓨터통신업자들에게 접속기록을 작성, 일정 기간 보관하도록 법적으로 의무화해야 하며 그 접속기록에 발신지 추적을 용이하게 하는 기술적 연구가 장기적인 과제로 추진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어 이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대책이 있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전화통화를 대상으로 제정돼 있는 통신비밀보호법도 컴퓨터통신이나 인터넷으로 그 범위를 확대·보완해야 하며 통신제한조치를 할 수 있는 죄명에 음란물 배포, 윤락 알선, 성폭력행위 등을 포함시켜야 한다는 지적도 적극 검토해볼 사항이다.

 또 단속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선 컴퓨터 전문지식을 갖춘 수사관의 확보, 국외훈련을 통한 첨단 수사기법의 습득, 수사장비의 확충 등도 필수적인 사항이다.

 사법당국은 최근 국제기구 등을 중심으로 음란물로부터 청소년과 아동을 보호하자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음에 유의, 외국 사법당국과의 긴밀한 협조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는 한편 이와 관련한 국제적 동향을 파악, 협약체결 등에 대비해야 할 것이다.

 이밖에도 우리 사회에서 불법 및 불건전 정보의 유통 억제와 건전한 정보문화의 창달을 위해 발족된 정보통신윤리위원회의 심의기준이 너무 추상적이라는 지적이 있는 만큼 이를 현실성 있게 개선하는 등의 운영의 묘를 살리는 방안도 적극 검토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