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의 잘못인가.」
당초 이달 1일로 예정됐던 IS95B 방식 초고속데이터 상용화가 사실상 오는 중순 이후로 연기됨에 따라 이동전화사업자와 장비사들이 서비스 지연 이유를 상대방의 준비 미비로 지목하고 있어 주목된다.
문제는 이동전화사업자들이 지난 7, 8월 고속 무선데이터서비스 사업 강화에 나서며 한치의 양보없는 시장선점 경쟁에 들어가면서부터 시작됐다.
이동전화사업자들은 IMT2000 사업권이 정보통신업계의 쟁점으로 부상하자 회사 이미지 제고와 첨단성을 강조하기 위해 당초 일정까지 무시하며 상용서비스 준비에 박차를 가해왔다.
하지만 정작 서비스를 구현할 단말기 출시일정이 오는 15일 이후로 잡히면서 사업자들이 호언장담하던 「9월 1일 상용화」는 명목상 상용화로 불발되고 말았다.
게다가 시설설치작업 미비로 처음 계획했던 6대 광역시가 아닌 수도권에만 국한된 형태로 첫선을 보였다.
이에 대해 이동전화사업자들은 『사업자들이 준비할 바는 이미 다 끝마쳤다』며 『문제는 단말기 및 장비사들이 제 날짜에 제품을 공급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서비스사업자로서 준비해야 할 운용SW와 망설계는 이미 다 끝냈으며 대상지역 확대는 단계적인 절차상 문제에 불과해 단말기만 공급되면 상용서비스는 성공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장비사들의 목소리는 전혀 다르다. IS95B 서비스는 당초 오는 10월경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었으며 일정이 9월로 앞당겨진 것은 사업자들의 무리한 경쟁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장비사들 역시 자체 개발 및 출시일정에 따라 계획적으로 움직이고 있지만 사안마다 사업자들이 무리하게 일정을 재촉, 어려움이 크다는 설명이다.
장비업체의 한 관계자는 『사업자들의 이미지 경쟁에 장비사들이 등터지고 있다』며 『사업자간 경쟁이 치열할수록 돈은 많이 벌지만 이번 서비스 지연이 장비사 때문이라고 하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사업자와 장비사 간의 논쟁에도 불구하고 실제 IS95B방식 초고속 무선데이터서비스에 대한 소비자 평가는 단말기가 출시된 이후에도 가격인하와 시스템 안정작업을 거쳐 올 연말에나 가능해질 전망이다.
<김윤경기자 yk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