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노트북 "아이북"
애플컴퓨터가 가정용 매킨토시 「아이맥(iMac)」의 성공을 재연하기 위해 또 다시 일을 벌였다.
바로 가정용 노트북PC인 「아이북(iBook)」. 한달여 전 모습을 공개한 데 이어 이달부터 시판에 들어가게 될 아이북은 이름에서도 느껴지는 것처럼 「아이맥」과 같은 혈통으로 별명 또한 「걸어다니는 아이맥(the iMac to go)」이다. 말하자면 제품 내부가 들여다 보이는 「누드」 계보를 그대로 잇고 있는 것이다.
우선 외양부터 아이맥을 연상시키는 곡선처리의 독특한 디자인에 투명한 블루베리나 진오렌지 색상이 하얀색과 배합돼 일반 노트북과 전혀 다른 스타일을 보여준다.
또 노트북을 접는 부분에 손잡이가 달려 있어 휴대성을 높이기 위한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성능면에서는 300㎒ 파워PC G3 프로세서에 512k L2캐시를 탑재,인텔칩 제품보다 처리속도가 월등히 빠르다는 것이 애플측의 설명이다.
여기에 3.2GB IDE방식 HDD와 32MB SD램(160MB까지 확장가능),24배속 CD롬 드라이브, 유니버설시리얼버스(USB)포트 등을 갖추고 있다. 화면은 12.1인치 TFT 액티브 매트릭스방식 디스플레이이며 리튬이온 전지로는 6시간까지 사용가능하다.
아이북의 온라인 접속방법은 3가지. V.90 표준 및 K56 플렉스 규격을 지원하는 56k모뎀과 10/100베이스T 이더넷 포트, 그리고 무선접속이다.
이중 애플은 무선접속을 위해 노트북으로는 처음으로 「에어포트」라는 혁신적인 무선 네트워킹 기술을 채택했다. 이를 통해 장소에 구애없이 어디서나 인터넷에 접속하거나 전자우편을 보내고 온라인 게임을 즐길 수 있게 한다는 것이 애플의 주장이다. 옵션으로 추가되는 에어포트는 99달러하는 무선 네트워킹 카드와 299달러의 베이스 스테이션으로 구성돼 있다.
이처럼 「엄청난 처리속도에 현란한 디자인, 그리고 쉽고 빠른 인터넷 접속」의 3가지가 아이북을 특징짓는 요건으로 꼽힌다.
미국 교육용시장에서 특히 강세를 보이고 있는 애플은 새학기가 시작되는 9월에 수요가 몰릴 것으로 보고 곧 출시에 들어갈 예정이다. 가격은 1599달러.
지난해 아이맥 돌풍을 일으켰던 애플은 아이북으로 그 돌풍을 재연하겠다는 의지와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애플의 임시 최고경영직(CEO)을 맡고 있는 스티브 잡스는 최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시볼드」 콘퍼런스에서 아이북이 세계 최대 노트북시장의 하나인 일본을 제외하고도 전세계에서 이미 14만대의 사전주문을 받아 놓은 상태라고 전하며 상당히 고무적인 표정을 지었다.
사실 아이맥이 누드PC 열풍을 불러일으키며 데스크톱 디자인에 일대 혁신을 가져 온 것처럼 이번에 나온 아이북도 일단 디자인면에서는 모양이 모두 비슷비슷한 노트북시장에 새바람을 몰고 올 가능성이 높다.
다만 소형경량화 추세로 가고 있는 노트북시장에서 344×294×45㎜라는 큰 덩치와 3㎏의 무게는 아무래도 부담스럽다는 평가다. 그러나 이것도 아이북이 전자우편을 주로 사용하는 초보자들을 겨냥한 만큼 키보드를 키우는 측면에서 필요한 선택이었다고 애플은 설명한다.
<구현지기자 hjk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