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네티켓 실종, 이대로 방관할 수 없다

 통신예절을 지키지 않는 일부 네티즌들 때문에 국제적으로 우리나라의 이미지가 실추되고 있다는 보도다. 국내 일부 몰지각한 네티즌들이 인터넷에 떼를 지어 다니며 외국인들을 자극하는 언사나 무례한 행동을 벌임에 따라 외국인들의 비난의 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전세계 네티즌들이 이용하는 네트워크 게임의 경우 일부 국내 네티즌들이 몰려다니면서 외국인 캐릭터를 장난삼아 죽이는가 하면 게임이 자신에게 불리하다 싶으면 접속을 끊어 정당하지 못한 방법으로 점수를 높이려 함은 왜곡된 우리 사회의 문제를 인터넷에 그대로 반영한 것이 아닌가 싶어 씁쓸할 따름이다.

 더욱이 채팅룸에서는 일부 네티즌들이 미국인들을 양키라 부르며 민족차별주의 성향을 띠고 욕설이나 무례한 언사를 자행하는 등 상대방이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네티켓에 어긋나는 행동을 일삼는 것은 왜곡된 우리 교육·문화 정책의 문제점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 같아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이에 따라 한국 게이머들이 많이 몰리고 있는 스타크래프트의 경우 상대방이 한국인이라는 것이 알려지면 외국인들이 배척하는가 하면 급기야 MSN의 게이밍존에서는 한국 게이머가 주를 이루고 있는 아시안 래더를 분리시킬 것을 검토할 만큼 국제적으로 망신을 당하고 있다.

 또 세계적인 채팅 서버인 IRC에서는 한국인들의 집단성을 문제삼아 한국인들을 「왕따」시키는 등 한국 채팅족들의 설자리를 잃어버리게 한 것은 사태의 심각성을 대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 8월에 있었던 세계 최고의 인터넷 미인선발대회에서 국내 네티즌들이 한국 연예인들에게 몰표를 던져 한국 미녀 5명이 톱 10에 든 것은 「자랑」이나 「민족우월」로만 받아들여서는 안된다. 분명 우리의 왜곡된 문화의식이나 교육정책이 각자의 개성을 무시한 몰표로 이어지게 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제는 이러한 일부 네티즌들의 실종된 네티켓을 그대로 방관해서는 안될 일이다. 이들의 무례함을 그대로 방치할 경우 우리나라의 이미지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나빠질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네티켓 실종이 위험수위에 이르고 있지만 별 뾰족한 대책이 없다는 게 더욱 큰 문제다. PC통신 서비스회사가 채팅룸에서 심한 욕설을 하거나 게시판에서 문제있는 게시물을 올릴 경우 삭제를 하거나 ID를 중지시키는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안되고 있다. 게시물을 삭제해도 또 다른 욕설을 올리는 데는 제한이 없고 ID가 중지돼도 다른 ID를 개설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결국 이러한 네티켓 실종 문제는 문화와 교육적 차원에서 해결할 수밖에 없다. 한국의 네티즌들은 한국의 교육환경에서 인성이 형성되고 있고, 현재의 네티켓 실종은 현실에서의 예절 실종을 반영하는 것이기 때문에 별도의 문제로 다뤄야 할 것이 아니라 교육환경과 사회문화 차원에서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건전한 통신문화 정착을 위해 초등학교 때부터 정보윤리 의식교육을 시작해야 하며 대학에서도 정보윤리를 전공 필수교양으로 지정하는 등 전국민적인 의식 전환에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그동안 우리 사회는 인터넷 사용만을 장려해 왔지 인터넷상에서 우리 네티즌들이 「무엇을」 「어떻게」 「왜」 사용하는지조차 관심이 없었다. 단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상대방을 이기면 된다는 왜곡된 사회의식이나 교육방향이 네티즌들의 사상 저변에 깔려 있기에 더욱 그렇다.

 싱가포르에서는 자동차의 주행속도를 단속하는 데 있어 우리와 다른 점이 있다. 과속을 하다 걸리면 우리 돈으로 무거운 범칙금이 부과되는데 특히 경찰에게 단속되는 것보다 감시카메라에 잡히면 더 많은 벌금을 물린다. 「남들이 보지 않는다고 해서 규정을 어기는 것」을 더 나쁜 행동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일부 네티즌들의 무례한 행동은 더 이상 방치해선 안될 중요한 문제임을 다시 한 번 강조해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