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전화 "가격파괴" 경쟁

 국제전화 정산수지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가운데 분당 80원대의 미국통화상품까지 등장, 가격파괴 경쟁이 더욱 가열되고 있다.

 특히 이같은 가격경쟁은 국제수지 정산적자 개선보다는 당장의 사용률만을 높이려는 사업자들의 근시안적 출혈경쟁 때문에 비롯된 것으로 시장 왜곡현상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텔링크·한솔월드폰·나래이동통신 등 주요 국제전화사업자들은 국내 최저요금을 주장하며 이달 들어 미국 및 주요 국가에 대한 국제전화요금을 일제히 인하했다.

 이번 요금인하는 국제전화시장에 「국내 최저가」 상품 출시가 잇따르는 가운데 또 한차례 대규모 「가격인하 도미노」를 초래, 시장왜곡 가능성을 더욱 높일 전망이어서 대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SK텔링크(대표 신헌철)는 1일부터 전세계 150개 국가를 대상으로 「00700」 국제전화요금을 지역에 따라 최고 67% 인하했으며 나래텔레콤(대표 조용근)도 미국에 12.8%를 인하한 것을 비롯해 주요 국가에 대해 평균 7.7% 요금을 내렸다.

 한솔월드폰(대표 조인형)도 4일부터 과금단위를 기존 6초에서 1초로 바꾸고 미국과 일본 통화요금을 분당 260원과 350원으로 내리는 등 전지역에 대한 국제전화 요금을 평균 20% 인하하기로 했다.

 이밖에 성우정보통신(대표 정몽훈)은 올해 말까지 미국통화시 분당 86원의 통화요금을 적용하는 선불국제전화카드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에 대해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 들어 사업자들의 가격인하가 너무 잦은 것은 살아남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며 『그렇지만 이같은 가격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국제전화 정산수지는 지난 95년 333억5900만원 흑자에서 97년부터 적자로 돌아서 97년과 98년 1467억4900만원과 1858억700만원의 적자를 각각 기록했으며 올 상반기에도 878억8800만원에 달했다.

<김윤경기자 yk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