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개원 첫돌 맞은 "한국SW진흥원"

 한국 소프트웨어(SW)산업의 대표기관인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이 최근 개원 1주년을 맞았다. 지난해 10월 1일 한국SW지원센터와 한국멀티미디어컨텐트진흥센터, 한국컴퓨터프로그램보호회 등 SW 관련 3개 기관이 통합돼 출범한 소프트웨어진흥원은 지난 한해 국내 SW 및 멀티미디어 콘텐츠산업의 기반체계를 마련, 지원함으로써 큰 성과를 낳았다.

 그동안 소프트웨어진흥원은 SW산업을 경제불황 극복과 산업구조 개선의 핵심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SW 벤처기업의 발굴과 육성, 멀티미디어 콘텐츠산업의 전략적 육성, SW산업의 수출주력산업화 등에 초점을 맞춰 인프라 조성에 힘써왔다.

 특히 소프트웨어진흥원의 창업지원실은 서울·부산·대구·대전·광주·인천·전주·강릉 등 전국 8개 지역과 미국 새너제이 지역에 SW지원센터를 설립했으며 여기를 거쳤거나 입주해 있는 SW 벤처기업 상당수가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는 등 벤처기업의 산실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그러나 개원 1년을 맞은 소프트웨어진흥원이 해결해야 할 과제 역시 적지 않다. 소프트웨어진흥원은 그동안 성격이 다른 3개 기관을 갑작스럽게 통합함으로써 조직적으로 융합하지 못하고, 상당기간 내부갈등을 빚어 왔다. 또 엄청난 예산을 사용하면서도 실제 자율적이거나 생동감 있는 역할을 못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 관료적인 업무스타일로 인해 입주회사와의 갈등 역시 계속돼 왔다.

 특히 정보통신부와 보이지 않는 갈등으로 직원들의 내면적인 불만이 팽배하고, 정통부의 지나친 하향식 업무간섭으로 자율적인 업무처리를 못한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일례로 그동안 의욕적으로 추진해온 한미 공동펀드 조성계획이 무산된 것도 정통부와 소프트웨어진흥원간에 원활한 대화의 부족에서 비롯된 요인이 크다. 이같은 모습은 입주업체에 대해서도 그대로 적용돼 입주업체들의 요구를 제대로 수용하지 못하고 많은 불만을 야기시켰다.

 앞으로 소프트웨어진흥원은 조직구조상 큰 전환기를 맞게 되는 것으로 알려진다. 소프트웨어진흥원은 SW종합유통회사의 출범과 시설운영관리 전문회사의 설립 등을 계기로 완전한 정책기관으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따라서 조만간 대규모 인사와 함께 또 한차례 대변화가 불가피하다.

 하지만 여기에도 문제점이 많다. 우선 새로 출범하는 운영관리회사가 앞으로 창업지원실의 위탁운영과 각종 창업관련 컨설팅, 교육 등의 다양한 사업을 벌일 예정이나 이같은 사업을 제대로 수행하는 역량과 맨파워를 갖추고 있는지 우려된다.

 또 소프트웨어진흥원 자체는 정책기관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이지만 그동안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등에서 이미 이같은 정책기능들을 수행하고 있어 중복이 불가피하다. 예산면에서도 한정된 인력으로 너무 많은 예산을 집행하고 있다는 지적이 높다.

 따라서 소프트웨어진흥원이 앞으로 보다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내부갈등의 해소를 비롯해 직원들의 사기앙양, 사업역량 확대, 보다 철저한 예산관리 등 산적한 문제점을 제대로 직시하고, 보완해 나가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새로운 밀레니엄을 맞아 국내 SW 및 멀티미디어 콘텐츠산업계의 명실상부한 대표기관으로 자리잡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