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통신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세계적 통신사업자와 한국통신을 맺어준다는 전략적 제휴 정책이 당사자인 한국통신과 정부의 관심 저조에 따라 유야무야 되고 있다.
5일 정보통신부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선진통신 경영기법 도입 및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난해 상반기 방침을 확정했던 한국통신의 세계적 통신사업자와의 전략적 제휴가 1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전혀 진전이 없는데다 일부에서는 그 필요성에 대한 의구심까지도 제기하는 등 지지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선진 통신사업자와 손을 잡는다는 한국통신의 전략적 제휴는 지난해 상반기 기획예산위(현 기획예산처)의 공기업 구조조정 방침과 함께 당초 98년 말까지 추진키로 했으나 전혀 진전이 이뤄지지 않는 가운데 그 일정도 99년 상반기, 99년말, 2000년말로 계속적으로 늦춰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이같은 움직임의 이면에는 외국인 지분한도 확대 및 경영간섭에 대한 한국통신 경영진의 불안감과 한국통신에 대한 영향력 약화를 우려하는 정부측의 의도가 내재해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어 주목되고 있다.
실제로 정보통신부와 한국통신의 일부 고위관계자들은 『한국통신과의 전략적 제휴에 대해 세계적 통신사업자들의 관심이 저조한데다 국가 경제가 외환위기 국면에서 풍부한 외환보유고를 바탕으로한 환율관리 측면으로 전환한 상황이어서 전략적 제휴가 반드시 필요한 것도 아니다』고 의구심을 표현하고 있어 주목된다.
그러나 이같은 주장에 대해 한국통신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전략적 제휴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는 IT업계의 관계자들은 『현재 전략적 제휴 추진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은 정부측의 유인책 부족 및 한국통신 경영진의 의지부족과 밀접히 관련된다』고 반박하고 있다.
더욱이 한국통신 내부에서조차 『한국통신이나 정보통신부나 세계적 통신사업자와의 전략적 제휴를 위한 세부 준비작업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태』라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한국통신은 지난해 7월 전략적 제휴를 위한 자문사를 선정한 데 이어 해외 사업자와의 협의에 나서는 등 발빠른 행보를 보이는 듯했으나 지금까지 계약도 체결하지 않은 상태다.
정부 역시 전략적 제휴 대상인 통신사업자에 총주식의 15%에 한해 지분매각한다는 방침만 고수하고 있을 뿐 해외 선진사업자의 관심을 끌 만한 유인책을 전혀 내놓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금융전문가들은 『해외 유수의 사업자와 전략적 제휴를 위해서는 전체 지분의 20%를 양도하는 것과 함께 외국 사업자의 제도적 경영참여가 보장돼야 한다』고 전제하며 『현재까지 추진되고 있는 한국통신의 전략적 제휴는 전혀 유인책이 없다』고 평가했다.
금융계 관계자들은 『정부와 한국통신이 전략적 제휴를 위해 매각하기로 한 15% 지분 조건이라면 단순히 펀드들 정도만 관심을 가질만 한 것이지 선진사업자와의 전략적 제휴를 위한 조건은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한국통신은 『내년 말까지 전략적 제휴에 대한 가시적 성과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전략적 제휴가 아닌 추가적 DR발행을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조시룡기자 srch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