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로통신 4대 재벌 "균점"

 삼성·현대·LG·SK 등 4대 재벌간 치열한 경영권 확보 경쟁을 벌이고 있는 하나로통신은 뚜렷한 최대 주주가 등장하지 못한 채 이들의 균점구도가 유지되고 현 전문경영인 체제도 상당기간 지속될 전망이다.

 7일 정보통신 및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전력·두루넷·보훈공단·대우증권 등이 보유한 하나로통신 지분매각과 관련, 기존 4대 재벌들이 고르게 매수청구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굿모닝증권을 대행사로 한국전력·두루넷·보훈복지공단 등이 매물로 내놓은 하나로통신 지분 11.67%(2808만여주)는 당초 유력한 인수자로 거론됐던 LG가 이를 포기했다.

 그러나 삼성·현대·SK그룹이 이들 물량에 대한 매수의향서를 제출, 이변이 없는 한 이들 3개사가 주식을 나누어 가질 전망이다.

 대우증권이 내다파는 5%(1200만주)의 물량은 이와는 반대로 LG그룹만이 매수 제안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삼성·현대·SK 등은 각각 하나로통신의 지분 11∼13%가량을 보유하게 되며 3사 지분을 모두 합칠 경우 33.28%의 지분율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LG그룹의 경우 데이콤(10.73%)과 그간 자체적으로 확보하고 있던 4.42%에 대우증권 지분을 포함, 모두 21.15%로 늘어나게 된다.

 이같은 구도는 LG가 하나로 경영권을 인수할 것이라는 업계의 일반적 예상을 뒤엎는 것으로 나머지 3대 재벌이 이의 저지에 적극 나선 결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하나로통신은 안정적 경영권을 행사할 절대주주 없이 4대 재벌 정립구도가 예상되며 그 기간도 IMT2000 사업자 선정 등 통신시장 판도를 송두리채 바꾸어 놓을 변수가 발생하기 전까지 상당기간 지속될 전망이다.

 하나로통신은 초고속인터넷서비스와 멀티미디어 시내전화가 주력인 기간통신사업자로 9월말 현재 자본금은 1조2000억원이다.

이택기자 etyt@etnews.co.kr 

조시룡기자 srch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