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벤처기업 (271)

 『앞으로도 저는 열심히 일할 것입니다. 그리고 지금도 저는 많은 시간을 원서를 읽는 데 투자합니다. 컴퓨터 기술은 날로 새로워지고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과거에 배운 것에 만족하고 안주하면 다른 모든 일도 마찬가지지만, 특히 컴퓨터 산업은 낙후됩니다. 그렇게 세계속에 경쟁하면서 세계적인 제품을 만들어 세계 시장에 내놓는 것이 저의 소망입니다. 저는 그 일의 개시로 이번에 제품을 개발해서 일본에 팔았습니다. 일본 제품보다 앞선 것을 만들어 그 약삭빠른 일본 기업으로부터 로열티를 받은 것입니다.』

 그때 앞에 있는 몇 사람이 박수를 쳤다. 그러자 멍하니 앉아 있던 오십여명의 고객들이 모두 박수를 쳐댔다. 그때 왜 박수를 쳤는지 알 수 없었는데, 아마도 일본에 물건을 팔았다니까 기분이 좋았던 모양이었다.

 『저는 이제 기업을 이끌어가면서 한 사람의 기술자로 안주할 수 없을 것입니다. 기술자는 영원한 기술자라는 말을 하기도 합니다만, 기업을 이끌기 위해서는 사업의 수행 능력을 길러야 하고, 대인 관계를 원활히 해야 하며,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저는 부끄러움을 지나치게 타서 대인 관계가 원활하지 못하고, 소견이 좁아 리더십도 없습니다. 그러나 앞으로 배우겠습니다.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기회 포착이 빨라야 한다고 합니다. 한 번 생각하고 두 번 생각하면 이미 기회는 지나간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이번에 조금 과욕을 부려 이곳에 공장을 세운 것도 바로 그와 같은 기회 포착의 기민성 때문입니다. 이건 되겠다고 판단이 서면 속전속결로 해야 할 것입니다. 만에 하나, 실패를 하는 경우도 있겠지요. 그러나 그 실패도 더 큰 성공을 위한 밑거름으로 생각합니다. 이곳에 오신 선생님들 가운데는 묵묵히 연구만을 하는 박사님들도 계시고,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수님들, 오로지 기술자로서 기술 개발에만 매진하는 기술자 분들이 계시지만, 저처럼 열악한 배경에서 기업을 일으킨 벤처기업의 기업주도 계십니다. 우리가 가는 길이 각각일지라도 결국 같은 목적을 향한 테마가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인류의 복지와 유익을 위한 기술 발전입니다. 우리는 모두 컴퓨터에 미쳐 있습니다, 어떤 식으로 미쳤든. 그러고 보니 여기 모인 분은 모두 미친 사람들이군요.』

 사람들이 웃음을 토했다. 나는 이제 시작하면서 마치 기업의 실체를 안 것 같이 기염을 토했고, 성공을 거둔 사람처럼 자만했다. 연설이 끝난 다음에 나는 내가 데리고 있는 회사 직원들을 한 사람씩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