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기기업체 분사.매각 "각社각色"

 최근 종합정보통신기기 업체들간 분사와 매각이 잇따라 단행되고 있어 화제다.

 대우그룹의 대우통신에 대한 매각설이 나온 지 이미 오래고 최근 들어 한화정보통신부문이 분사 및 외국업체의 지분참여 가능성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현대전자도 LG반도체를 합병하면서 통신부문 매각에 대해 적극 거론했다. 삼성전자와 LG정보통신은 상대적으로 느긋한 표정이다. 최근의 움직임을 볼 때 조만간 외국업체와 제휴 및 협력 지분참여 가능성을 시사해 주기 충분하다. 종합정보통신기기 업체들의 분사·합병에 대한 움직임과 외국업체 참여 가능성 등을 살펴본다.

 △한화정보통신=최근 분사계획을 사실상 확정해 놓은 연간 매출 4800억원 규모의 한화정보통신은 이동통신단말기 및 장비사업 강화를 위해 통신기기 전문업체로 새로운 출발의지를 가다듬고 있다. 공식발표는 없지만 최근의 이동전화단말기 내수시장 공략 강화 움직임, 수출호조, 그리고 IMT2000 사업권 확보를 눈앞에 둔 입장에서 방향은 뚜렷해 보인다. 한화는 94년 인수한 동양전자정보통신과 협력관계를 맺어온 에릭슨과 지속적인 협력관계를 맺어 오면서 긴밀한 관계를 가져왔다. 따라서 업계 관계자들은 한화의 분사가 이뤄질 경우 교환기 및 IMT2000 분야의 강점을 가진 에릭슨과 한화간 협력·제휴강화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현대전자=IMF이후 정부의 강력한 구조조정 방침에 따라 LG반도체를 합병함으로써 현대전자의 정보통신부문에 대한 분사 가능성도 수면위로 급부상했다. 김영환 사장은 13일 기자회견에서 내년 초까지 반도체 분야를 제외한 통신·전장 등 산업전자 사업부문을 매각해 7억∼10억원의 외자를유치하는 계획을 밝혔다. 따라서 올해 1조원 매출규모가 예상되는 현대전자 정보통신부문에 대한 분사 가능성은 확정된 셈이다.

 현대전자는 지금까지 외국 유수업체와 뚜렷한 협력을 해오지 않았다. 그러나 루슨트나 시스코 등 통신장비 및 단말기 업체와의 기술협력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일각에서는 대우통신 전전자교환기분야 기술에 대한 현대의 참여를 거론하기도 한다.

 현대전자측은 『외국자본의 지분참여를 적극 모색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으며 『이후 경영 및 기술력 안정을 바탕으로 분사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혀 외국 유력업체들의 참여 가능성을 유도하고 있다.

 △대우통신=대우그룹 구조조정의 여파로 가장 심각한 타격을 받은 지난해 최초로 TDX100을 개발해 TDX10의 3배나 되는 가입자를 지원하는 고성능 국산교환기 기술력을 과시한 바 있다. 이러한 대우통신의 입지는 지난 4일 대우통신 6개 채권단이 통신을 외국사에 분리매각한다는 입장을 명백히 하면서 국내 교환기산업 구조조정의 주된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또 삼성전자나 LG정보통신의 대우통신 인수가능성에 대해서도 당사자들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들 업체도 TDX100에 대한 원천기술 이전에 대해서는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여타분야의 경쟁력 등에 대해서는 월등한 것이 없다고 보고 있다.

 외국업체의 대우통신 매입에 대한 유력한 전제조건으로는 TDX100에 대한 국내 공급권의 일괄제공이 거론되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대우통신의 TDX100 공급은 교환기 3사와 공동 공급하게 돼 있기 때문에 대우통신의 매각은 상당부분 진통을 겪을 것이란 게 일반적 시각이다.

 이재구기자 jk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