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가전업체, 휴대형 DVDP에 "무게"

 일본의 주요 가전 제조업체들이 디지털다기능디스크(DVD) 플레이이어 사업의 무게 중심을 휴대형 쪽으로 옮겨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일간공업신문」에 따르면 파이어니어와 샤프는 연말연시 성수기를 앞두고 있는 북미와 유럽 시장에 액정패널이 부착돼 있는 휴대형 플레이어를 이달 말부터 잇달아 투입할 계획이다.

 일본의 DVD플레이어 관련 업체들은 올 봄을 기해 휴대형 플레이어를 자국 시장에서 본격 상품화하고 있으나, 외국 시장에서 휴대형을 판매하고 있는 업체는 현재 마쓰시타전기산업뿐이다.

 마쓰시타에 이어 샤프와 파이어니어도 외국 시장에 휴대형 제품을 투입하는 것은 DVD플레이어 판매가 전세계적으로 크게 늘고는 있지만 치열한 가격경쟁으로 가격이 하락하며 마진 폭이 크게 낮아진 데다, 내년 봄에는 DVD디스크 재생이 가능한 가정용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2」가 강력한 경쟁 상품으로 등장할 예정이어서 고급·고가 제품 중심의 사업체제가 불가피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파이어니어는 이달 말 7인치형 와이드화면 타입의 휴대형 플레이어를 북미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다. 샤프는 7인치형 와이드 타입의 휴대형 플레이어를 다음달 북미 시장에, 12월에는 유럽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두 회사가 북미와 유럽에 투입하는 제품은 지난 6월 일본 시장에 내놓은 것과 같은 타입이다. 다만 샤프 제품은 현지 사정에 맞게 TV튜너 기능을 뺀다.

 이에 앞서 외국 시장에 휴대형 제품을 투입한 마쓰시타의 경우 북미에서 판매하는 DVD플레이어 가운데 10%가 휴대형이다. 특히 4∼8월 휴대형 출하대수는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6배나 증가하는 놀라운 신장률을 기록했다.

 일본에서는 DVD플레이어 전체 판매대수의 25% 정도를 마쓰시타와 파이어니어, 샤프 등 3사가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휴대형은 가격이 12만∼15만엔으로 3만엔대인 가정용 보급기종에 비해 마진율이 훨씬 크다.

 한편 내년 3월 초에는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가 DVD 재생기능을 갖춘 가격 3만9800엔의 「플레이스테이션2」를 출시할 예정이어서 가격대가 비슷한 DVD플레이어 보급 기종에 막대한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신기성기자 ks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