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인드스프링 챨스 브루어
「일은 삶의 중요한 부분이다(Work is an important part of life)」
「그리고 재미있어야 한다(and it should be fun)」
「꽉 막히고 지루한 사람이 꼭 훌륭한 사업가는 아니다(Being a good business person does not mean being stuffy and boring)」
애틀랜타에 있는 마인드스프링 본사에는 벽을 빙 둘러가며 여기저기 이런 표어들이 붙어 있다. 이 글귀들은 회사가 추구하는 기본적인 가치와 믿음을 말해준다.
마인드스프링사는 94년 문을 연 미국의 제1세대 ISP들 중 하나. 루이스빌 토박이인 찰스 브루어(40)는 인터넷이 일반인에게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누구나 쉽게 접속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주는 소프트웨어 패키지가 필요하다는 것을 눈치챘다.
그는 스무살의 컴퓨터 천재 로버트 샌더스를 고용해 그래피컬 인터페이스와 네트워크의 설계를 맡겼다.
그리고 94년 봄 애틀랜타의 작은 스튜디오형 아파트에 마인드스프링의 간판이 걸렸다.
그는 우선 20명의 베타 테스터들에게 무료로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했다. 여름이 끝날 무렵이 되자 찰스는 수백명의 고객을 확보하게 됐다.
투자은행의 상담역을 거쳐 유명한 벤처캐피털 「샌더스&컴퍼니」의 부사장을 지낸 찰스에게 회사설립을 위한 펀드 레이징은 전혀 어렵지 않았다. 그해 11월 ITC홀딩사의 투자에 힘입어 마인드스프링은 1년 만에 애틀랜타의 최대 ISP가 됐다. 그 이후 이 회사의 서비스 영역은 조지아주와 앨라배마주를 비롯, 미국 전역으로 뻗어나갔다.
마인드스프링은 지난 9월 어스링크와 합병을 결정해 언론의 주목을 끌었다.
어스링크(CEO 개리 베티)는 창업자 스카이 데이턴을 억만장자로 만든 미국 제2위의 ISP. 새롭게 출범할 회사는 30억달러 이상의 자산을 갖고 가입고객은 최소 300만 이상, 연매출은 6억5000만달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합병계획을 발표할 당시 어스링크의 주가는 43.5달러, 마인드스프링은 32.8달러.
두 회사는 합병사의 신주를 각각 1 대 1, 그리고 1 대 1.62의 비율로 맞바꾸게 된다. 이 회사가 내년 봄에 설립되면 찰스 브루어는 회장직을 맡게 되고 현재의 마인드스프링 건물이 본사로 쓰일 계획이다.
마인드스프링이 어떻게 이렇게 옥탄가가 높은 회사를 운영할 수 있었을까. 브루어는 「기본으로 돌아간 것 뿐」이라고 말한다. ISP 비즈니스는 AOL, AT&T, MSN 같은 대기업들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그래서 그는 정직함으로 승부를 건다. 문제가 있으면 있다고 털어놓는 솔직한 정책으로 고객의 호감을 산 것.
마인드스프링에서는 사원들 사이에 「14가지 치명적인 죄악」 리스트가 있다. 그 가운데 세번째 죄는 「고객을 불편하게 만들고 그들에게 나쁜 영향을 미칠 위험이 있더라도 우리가 편한 길만 찾는다」고 쓰여 있다.
그리고 「판매회의나 전시회, 프레젠테이션에 아무런 준비 없이 들어간다」도 죄목 중 하나다.
이 회사 사무실에는 다 낡아 빠진 가구가 놓여있고 루이라는 이름의 강아지가 제 집처럼 꼬리를 흔들며 돌아다닌다. CEO의 방에는 고급 가죽의자 대신 잔디밭에나 어울릴 플라스틱 의자가 놓여 있다. 번지르르한 겉치장은 집어치우고 최고품질의 고객 서비스라는 기본으로 돌아가자는 게 찰스 브루어의 성공비결이다.
이선기기자 sk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