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인터넷 탄생 30주년에 부쳐

 인터넷이 탄생한 지 30주년을 맞았다. 지금부터 꼭 30년 전인 1969년 10월 25일, 미국 캘리포니아대(UCLA)와 스탠퍼드대 연구진이 처음으로 컴퓨터를 연결해 첫 메시지를 전송했다. 이후 발전을 거듭한 인터넷은 지금, 지구촌을 하나로 잇는 글로벌 네트워크로 21세기의 신대륙을 열어가고 있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약 2억명에 달하는 네티즌들은 10억개가 넘는 웹사이트를 대상으로 정보를 찾거나, 업무를 처리하고 게임을 즐기고 있다. 또 세계 2000여만명 이상의 사용자들이 인터넷 공간 안에 만들어진 100만개 이상의 인터넷 상점을 기웃거리고 있다. 국내에도 이미 네티즌 수는 600만명을 넘어섰고 한주에 5000개 가량의 홈페이지가 새로 등장하는 실정이다.

 인터넷은 지난 30년 동안 개인의 생활은 물론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다방면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인터넷은 비즈니스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필수요소로 자리잡았다.

 또한 국경을 초월해 세계 젊은이들의 공통된 문화공간으로 자리를 굳혔다. 새로운 매체로서 영향력도 커지고 있다. 산업사회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엄청난 양의 정보와 수시로 만날 수 있고 개인간의 정보교환 방법도 크게 달라졌다.

 인터넷의 사용이 일상화하면서 세계 정보기술(IT)분야에서 사업 형태도 급격한 변화를 가져왔다. 인터넷 개척자인 야후의 제리 양과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 등 인터넷시대의 주역들은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없는 디지털 공간의 특성을 활용, 기존 기업이 수십년 동안 이룰 수 있는 사업성과를 단기간 내에 이룩해내는 경영의 일대 혁신을 몰고왔다.

 불과 몇 해 전만 해도 「정보의 바다」 「정보의 보물창고」와 같이 막연하고 추상적 개념들로 표현되던 인터넷은 이제 개개인의 생활은 물론 정치·경제·사회·문화에까지 큰 영향을 미치는 이른바 「문명의 새 패러다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미 이같은 물결에 적응하지 못한다면 그 누구도 새 밀레니엄시대를 맞아 변화의 물결에 능동적으로 적응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인터넷 탄생 30년을 맞은 현시점에서 긍정적인 면과 함께 그로 인한 부정적인 기능도 만만치 않다. 시공을 초월해 나도는 각종 음란물로 인한 부작용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등장해 있다. 사이버 공간의 익명성에 숨어 있는 언어폭력도 골칫거리다.

 특히 미성년자들에게 외국의 저질문화가 그대로 전달돼 모방범죄나 우리 정서에 맞지 않는 이질적인 문화유입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인터넷망의 보안이 뚫리거나 안정성에 문제가 생겨 사회·경제적으로 혼란을 가져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인터넷의 유용성이 이러한 사회적 역기능 등 몇 가지 단면으로 인해 평가절하될 수는 없다. 이미 인터넷은 정보화 흐름을 확산시켜 개인은 물론 정치·사회·경제·문화 전반에 새로운 패러다임과 틀을 제공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 발전의 종착점은 어디며 그 파급효과가 얼마나 커질지 현단계에서는 쉽게 예단하기 어렵다. 따라서 우리는 미래지향적인 인터넷 대책을 마련해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그래야 시대를 주도하는 국민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