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세계 이동전화단말기 시장의 폭발적 증가세 전망에 따라 국내 이동전화기 제조업체들의 치열한 부품조달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전세계적인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및 GSM(Global System for Mobile)방식 이동전화기 수요가 최소한 100%가량 증가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부품 구득난에 대비한 비상조달체제에 들어갔다.
관련업체들은 CDMA칩이나 플래시메모리 등은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나, GSM이나 CDMA에 모두 사용되는 SAW필터·탄탈룸콘덴서·칩코일 등의 물량확보는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일본 부품생산업체들이 노키아·모토롤러 등 세계적인 기업에 우선적으로 부품을 공급할 것으로 보여 올해 생산규모가 비교적 적은 국내 이동전화 생산업체들은 상대적으로 부품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올 상반기만 해도 부품조달 선행기간(리드타임)을 2∼6개월 정도로 잡아온 국내 업체들이 최근 들어 내년도 부품조달을 위한 연간계약 및 대량공급 계약 체제에 대비하고 있다.
실제 LG정보통신·삼성전자 등 일부 대기업들은 이미 내년도 물량 확대에 대비한 부품조달 가계약 등을 마치고 있으며, 내년에 100% 증산을 준비중인 중견기업들도 긴급 부품조달체제에 들어갔다.
일각에서는 대규모 조달업체를 우선 공급하는 일본 부품업체들의 관행에 비쳐볼 때 특히 국내 후발 중소업체들이 심각한 부품구득난에 시달릴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고 있다.
모 중견업체 관계자는 『세계적인 단말기 수요가 내년도에 최고 200% 증가한다는 국제조사기관의 전망치까지 나오고 있어 이동전화기 부품난은 기업 차원의 부품난과는 성격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관련업계는 『내년도 국내 업체들의 수출규모가 올해보다 2배 이상 늘어난 60∼70달러까지 예고되는 만큼 부품조달 여부는 시장구도변화는 물론 업계 사활까지 좌우하는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재구기자 jk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