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업계에 연합체 결성붐이 일고 있는 것은 한마디로 인터넷시장 환경이 생존권 확보와 패권장악을 절실히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국내 인터넷시장은 말 그대로 초기 개척기였기 때문에 누구나 참신한 아이디어와 마케팅력만 지니면 얼마든지 자기 영역을 확보할 수 있었다.
그러나 참여업체들이 점차 늘어나고 특히 미국의 앞선 기술과 자본을 무기로 한 글로벌 업체들의 진출이 늘어나면서 시장환경은 급속히 변하고 있다.
국내시장이 아직 성장 초기이기는 하지만 대형 업체들이 기술과 자본력을 바탕으로 영토확장을 꾀하고 있기 때문에 군웅들이 마음놓고 할거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인터넷사업은 선점이 사업성패의 가장 큰 관건이기 때문에 아무리 성장기라 하더라로 군웅들이 자기 영토만을 고수할 경우 영토를 넓히고 있는 패권주자들에 의해 밀려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사실 세계 인터넷시장을 좌우하는 미국계 업체들의 행보는 최근 성장잠재력이 큰 아시아쪽에 맞추어지고 있다. 야후와 라이코스가 아시아시장 공략을 위한 교두보로 설립한 국내법인들이 국내시장을 급속히 선점해가고 있다.
아마존과 아메리카온라인도 이미 국내시장에 진출했거나 진출을 추진중이다. 더욱이 최근에는 헬로아시아처럼 실리콘밸리의 벤처기업들조차 아시아시장을 목표로 시장공략에 뛰어들고 있다.
때문에 최근 일고 있는 인터넷업체간의 연합군 결성은 국경없는 전쟁의 시발점으로 인식되고 있다.
지난 4일 네이버컴·레떼컴·아이빌소프트·에이메일·제이앤제이미디어·코스메틱랜드 등 국내 유력 6개 전문 포털서비스 업체들이 모두컴이라는 연합체를 결성한 것은 이들이 외국업체들의 진주에 생존권의 위협을 느꼈기 때문이다. 특히 야후코리아는 검색서비스 분야에서 확보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커뮤니티는 물론 쇼핑몰 분야까지 장악하려는 계획을 오래전부터 구상해 왔으며 쇼핑몰 사이트 개설과 함께 이를 가시화하고 있다.
모두컴이라는 연합포털 결성을 주도한 네이버컴이 7개 업종 대표들과 연합해 검색과 커뮤니티 및 쇼핑몰을 통합하는 마이비즈 동맹군을 결성한 것도 기존 쇼핑몰업체들과 야후의 쇼핑몰사업 진출에 자극받았기 때문이다.
옥션과 와우북·네오넷·이벤트맥스 등 4사가 인티즌이라는 연합사이트를 만든 것이나 셀피아가 주도가 돼 기존 포털사이트들을 연결하는 통합 경매사이트를 출범시킨 것도 경매사업에 진출한 야후나 향후 진출이 예상되는 대형 업체들에 대응한 기존 업체들의 선공전략이다.
단일 사이트간 경쟁에서는 어느 정도 우열이 가려지고 있는 상황이나 연합체간 경쟁에서는 어느 쪽이 주도권을 잡게 될 것인지 쉽사리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새로운 연합체의 결성이나 연합체간의 이합집산도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유성호기자 sungh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