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은 후발 4개 사업자 대열에 합류할 것인가.」
한국통신프리텔을 비롯, 4개 이동전화사업자들의 보조금 인하 합의가 20일 넘게 지속되면서 SK텔레콤의 대열합류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대두되고 있다.
초기 가입비 차이로 지난 20여일간 SK텔레콤의 신규 가입시장 독주가 뚜렷해지자 후발사들은 『5사 합의 없이 정상적인 시장형성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SK텔레콤의 동참을 요구하고 있다.
SK텔레콤 일부 대리점에서도 방문소비자들에게 『11월에는 우리도 가격이 오를 것』이라며 대열합류 가능성을 일부 시사하며 이같은 궁금증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후발사업자들이 5사 공동보조를 이처럼 촉구하는 것은 SK텔레콤이 내걸었던 초기 전제조건이 10월 종반에 접어든 지금 거의 이행됐다는 판단 때문이다.
후발사업자들은 지난달 말 SK텔레콤이 보조금 인하를 논의하면서 합의 전제조건으로 후발사들의 가개통단말기 청산과 4사업자간 20일 이상 약속이행을 요구했지만 『지금 이행되지 않은 것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이동전화시장의 공정경쟁 차원에서 『SK텔레콤이 대열합류를 거부할 이유가 하나도 없다』는 게 후발사들의 주장이다.
후발사업자들은 『4개 사업자만이 보조금 인하를 실천하면서 20여일만에 SK텔레콤이 신규 가입시장의 80% 이상을 점유하는 독점상황이 빚어졌다』며 『만일 SK텔레콤이 이같은 체제를 계속 유지하려 한다면 부당고객유인행위로 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후발사들은 SK텔레콤이 대열합류를 계속 거부할 경우 심하게는 「부당고객유인행위」 명목으로 공정거래위원회나 통신위원회에 제소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일부 사업자들은 SK텔레콤이 이처럼 독주하도록 내버려둔 데 대해 정부의 책임도 크다고 비판한다.
『반독점 반과점이 현실화되는 시점에서 정부가 방관하는 것은 명백한 직무유기로 사업자 일에 간섭않기 위한 조치라면 앞으로도 관여하지 말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논의의 핵심에 놓여있는 SK텔레콤은 부당고객유인행위라는 후발사들의 주장에 발끈 불쾌해하면서도 아직 별다른 공식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SK텔레콤은 『독식이라는 후발사들의 주장과 달리 실제 사업자별 점유율은 지난달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으며 변한 게 있다면 시장규모가 작아졌을 뿐』이라는 입장이다.
모든 일은 시장상황에 따라 결정할 뿐 후발사들의 조삼모사식 제안에 부화뇌동하지는 않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같은 반응에도 불구하고 SK텔레콤의 대열합류는 11월 이동전화시장의 새로운 변수이자 가능성으로 점쳐지고 있다.
보조금을 줄이지 않아도 시장침체로 투자대비 효과가 적다는 일부 비판과 굳이 독자노선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는 의견까지 제기되며 내부에서도 평가가 엇갈리기 때문이다.
국내 초유의 이동전화 5사간 자율합의는 11월 이후에나 윤곽을 알 수 있는 이동전화시장의 새로운 궁금증이 되고 있다.
김윤경기자 yk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