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트렌드> 삼보컴퓨터 이홍순 사장

 『변화와 실패를 두려워하지 마라. 변화는 기술발전이 빠르게 진척되는 컴퓨터업계의 일상이며 실패는 이러한 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다양한 대응전략에 필수적으로 동반되는 과정의 하나일 뿐이다.』

 이홍순 삼보컴퓨터 사장은 새 천년에 본격화될 디지털시대에 걸 맞은 컴퓨터업체로 거듭나기 위한 경영철학으로 『변화와 실패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이를 반기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 사장의 이같은 새로운 경영철학은 정보통신산업이 다가오는 21세기에 인류의 경제와 생활방식을 커다랗게 변화시킬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현재의 정보통신산업 그 자체는 매우 불안정한 상황이라는 데서 비롯된다.

 정보통신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삼보컴퓨터로서는 이처럼 경쟁의 상태가 초경쟁(Hypercompetition)이라고 일컬어질 만큼 매우 짧은 시간안에 다양한 신제품 출시, 새로운 마케팅 프로그램, 전략적 제휴, 패러다임을 바꾸는 혁신적 신기술 도입 등 매우 다양한 형태로 전개되는 상황에서 이에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해야 하는 것이 당면과제이기 때문이다.

 특히 세계 PC시장은 지난 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1∼2년 주기로 소비자들의 구매 패턴과 선호도는 물론 대대적인 시장변동이 발생했으나 최근 이같은 변화주기가 분기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사장은 지난해 IMF 한파, IBM과의 거래중단, 늘어가는 재정적자와 부채 등의 악재로 회사자체의 존립마저 위협받던 상황에서도 「세계 초저가PC시장 개척」이라는 변화의 승부수를 띄워 삼보컴퓨터를 일약 세계적인 PC업체로 거듭나게 했다.

 미국 포브스 잡지는 지난 10월호에서 이 사장의 이같은 성공은 변화를 선호하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은 이 사장의 경영철학에서 비롯됐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삼보컴퓨터는 이에 멈추지 않고 최근 아시아지역 최대 컴퓨터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과 세계 3대 PC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는 유럽지역에도 판매·생산법인을 설립, 신시장 개척을 추진하는 등 끊임없는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이 사장은 또 지난달 삼보컴퓨터의 무재해운동 8배 돌파 기념 행사에서 『기업체는 물론 임직원 개개인도 「변화를 선호하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는 경영철학에 부합되는 새 천년의 지식인으로 거듭날 것』을 요구했다.

 그는 또 『신 경영철학에서 말하는 변화란 「이전의 것을 바꾸는」 단순한 변화가 아닌 시장을 앞서 내다보는 창의적인 변화를 의미한다』며 『창의적인 변화를 추구하면서 발생하는 실패는 곧 성공을 위한 밑거름이 될 것은 자명하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분기별로 개최하는 임직원과 정기 만남의 장을 통해 매번 이를 강조하고 있다. 이를 촉진하기 위해 그는 다양한 인센티브제를 마련해 놓았다.

 삼보컴퓨터는 영업·생산·관리·해외사업 등 자사 전사업부별로 변화하는 시장상황에 맞는 새로운 마케팅과 영업전략을 도입해 시행할 경우, 단기적인 성공과 실패에 관계없이 스톡옵션·상여금·성과급제 등을 통해 이를 보상하고 있다.

 삼보컴퓨터가 최근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하면서 빠르게 변화하는 컴퓨터시장상황에 맞는 다양한 전략을 마련할 수 있도록 기획부를 발족시키고, 이를 직할부서로 승격해 운영하는 것도 이 사장의 이같은 경영철학의 의지에서 비롯된 것. 또 하나 주목되는 삼보컴퓨터의 경영전략은 현재의 사업형태를 더욱 강화할 수 있는 제조능력의 효율성을 극대화시키는 데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국내 컴퓨터업체들이 전국적인 대리점과 AS망을 갖춘 독특한 유통체제라는 보호막(?)속에서 안주하는 가운데 「변화추구」라는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이 사장의 새로운 경영철학에 따라 삼보컴퓨터의 향후 사업결과가 어떻게 나타날지 궁금하다.

신영복기자 yb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