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전세계 이동전화 시장에서 부각되고 있는 것이 최근의 상황이지만 아직도 갈길은 멀다.
세계 이동전화단말기 시장의 빅3인 노키아·에릭슨·모토롤러는 GSM(Global System for Mobile) 단말기를 중심으로 1억2000만대 규모인 세계 시장을 주도하면서 타업체의 추종을 불허하는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CDMA를 주력으로 하는 우리나라 단말기업체들도 전세계적인 이동통신서비스 시장의 확대에 따라 향후 2∼3년간 호황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자만은 금물이다.
세계 이동전화시장에서 우리 업계가 도약하기 위해서는 아직도 GSM분야에 대한 투자, 폭넓은 기술개발 전략, 수출시장 확대에 따른 가격경쟁 자제 등이 요구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업계는 세계 시장 호황세가 CDMA뿐만 아니라 GSM방식의 폭발적 증가세까지 반영한다는 점에 따른 넓은 기술개발 필요성을 절실히 요구받고 있다. 향후 차세대이동통신(IMT2000)서비스 표준이 비동기방식 위주의 호환성을 위주로 논의되고 있다는 점에서도 그 중요성을 간과할 수 없다.
삼성전자는 올해 GSM 단말기 수출을 통해 전체 수출의 25%인 5억달러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이 회사는 여기에 이르기까지 5년간 시행착오를 거듭한 끝에 업계 수출 1호라는 기술개발 성과를 뽑아낼 수 있었다. 팬택이나 어필텔레콤 등 중견 기업들이 GSM이나 WCDMA분야에 개발력을 집중하면서 수출에 대비하고 있는 것은 수출시장 확대의 청신호로 받아들여진다.
우리나라 단말기 제조업체들은 또한 인터넷을 활용한 이동무선통신 데이터 관련 기술(Mobile Internet Service) 솔루션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개발 및 투자요구에 직면해 있다.
유럽의 이동통신서비스 업체들이 이미 전자상거래 서비스를 본격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분야 SW기술력 확보의 시급성은 잘 나타난다.
국내 단말기 업체들이 새로운 서비스 사업자들과 공동으로 다양한 통신프로토콜을 이용한 인터넷서비스 솔루션을 단말기에 접목시켜 나가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에릭슨, 노키아, 폰.컴, 마이크로소프트 등 다양한 회사들이 WAP(Wireless Application Protocol), UP(Unwired Planet), WML(Wireless Markup Language) 등의 다양한 솔루션 개발에 나서는 모습은 향후 이통단말기 발전의 방향이 어디에 있는가를 잘 말해준다.
우려되는 점은 최소한 향후 2∼3년간 호황을 맞이할 국내 기업들이 수출 시장에서 과당경쟁을 할 가능성이다.
그동안 세계 시장에서 국내 업체들간 과당경쟁이 제살깎아먹기의 모습으로 변질되어온 것은 누누이 목격되어 온 바다. 모처럼 맞은 수출호황 무드를 맞아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국내기업간 제살깎아먹기의 모습은 자멸을 초래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수출호황 무드속에 있는 국내 이동전화 단말기 업체들은 이제 IMT2000 기술개발을 향한 준비단계에 들어가 있다.
하지만 전세계 60억인구 가운데 40억명은 전통적인 의미의 유선전화 혜택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오늘날의 현실이다. 후진국들이 유선통신시설보다 무선방식의 이동통신을 선호하고 있다는 점을 볼 때 선·후진국을 막론하고 시장개척의 여지는 무한하다.
누가 더 빨리 값싼 장비와 단말기 및 편리한 서비스제공을 연결해 주는 단말기를 제공할 수 있느냐에 세계단말기 시장주도권 확보의 해답이 있다.
이재구기자 jklee@etnews.co.kr